[루키=고양, 이동환 기자] 새 시즌을 준비하는 추일승 감독의 생각은 확고해 보였다. 강력한 압박 수비와 빠른 템포의 스피드 농구로 상대를 무너뜨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진 현대농구의 트렌드를 거론하며 오리온을 그에 걸맞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17일 고양 보조체육관에서 2018-19시즌을 한창 준비 중인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을 만났다.

추일승 감독은 평소 해외농구를 꾸준히 체크하며 전술을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농구의 새로운 트렌드와 전술을 팀에 접목하는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다.

올여름 그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스피드와 압박이다. 수비 시에 5명 전원이 코트 전체를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상대를 압박하고, 수비 성공 후에는 적극적으로 트랜지션 공격을 노리는 것이다. 

추 감독은 “7월부터 트랜지션 공격과 수비의 원칙을 큰 틀에서 정하고 슬슬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라며 “특히 수비에서는 코트를 넓게 쓰면서 상대를 40분 내내 끊임없이 압박하는 그림을 가져가려고 한다. 요즘 유럽 상위권 팀들이 그런 류의 수비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도 비슷하게 갈 계획이다”라고 새 시즌 구상을 밝혔다.

압박 수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수들의 출전 시간도 관리해줄 예정이다. 추 감독은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조절할 생각이다”라며 “지난 시즌에 비해 로스터 뎁스가 많이 좋아졌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허일영 같은 선수가 30분 이상 뛰는 상황이 나와서는 안 된다. 유럽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주축 선수들은 28분 정도 뛰는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아낀 체력을 통해 40분 내내 우리 선수들이 강력한 압박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도 새로운 색깔에 맞게 영입할 계획이다. 추 감독은 “단신 외국인 선수의 경우 세트 오펜스로 패턴 공격이나 자신의 2대2 게임을 보는 타입보다는 트랜지션 공격을 빨리 전개할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라며 “수비 성공 후에 빨리 치고 나가서 3대2 혹은 4대3 상황을 보는 가드들이 있다. 나는 그런 선수가 좋다. 이런 선수가 있으면 상대 수비도 계속 뛸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오는 시즌에도 스피드는 계속 강조하고 싶다”라며 “강력한 압박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발하고, 이를 빠른 트랜지션 공격을 통해 득점으로 연결했으면 좋겠다. 사실 우리 팀에 1대1 능력이 아주 뛰어난 국내 선수는 없다. 차라리 전체적인 공격 시스템을 빠르게 가져가는 게 좋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호빈, 박재현 등 국내 가드들에 대해서는 “좀 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추 감독은 “현대농구는 가드가 득점이 적으면 안 된다”라며 “한호빈의 경우 패스를 7, 자신의 득점을 3 정도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호빈에게 반대로 하라고 계속 강조한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 전에 한호빈에게 두 자릿수 득점을 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었다. 패스만 하는 가드는 결국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직접 득점을 자꾸 넣어야 이후의 패스 동작도 만들어진다. 가드가 자신의 득점을 만들 줄 알면 패스를 위한 공간도 저절로 생긴다. 요즘 농구는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오리온은 17일까지 고양에서 훈련을 소화한 뒤, 18일부터는 짧은 여름 휴가에 돌입한다. 23일부터는 비시즌 담금질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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