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동영 기자] “라틀리프랑 뛸 것이 정말 기대돼요.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손발 맞추는 문제는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한 팀이 된 라틀리프와 대표팀에서 먼저 손발을 맞춰본 이대성은 자신감이 있었다.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에서 일찍 소속팀으로 돌아왔지만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이대성은 지난 1일 홍콩에서 열린 2019 FIBA 중국 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 1차 예선 A조 홍콩과의 최종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최소 3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병원 진단 결과가 나왔고 결국 그는 대표팀에서 하차해야 했다.

지난 12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훈련장에서 만난 이대성은 여전히 종아리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절뚝거리며 걷는 등 불편함을 보인 그는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채 체육관 한켠에서 재활 훈련에 힘썼다.

이대성은 “아직은 통증이 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다쳐 본적 없는 부위라 조심하고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또한 “지난 시즌 부상당했던 왼쪽 발목이 원래 좋지 않았다. 왼쪽 발로 점프를 못할 정도로 지장이 있었는데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에 이런 것들을 안고 뛰었더니 탈이 난 것 같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이미 지난 것에 대해 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부상으로 아쉽게 대표팀을 떠나게 됐지만 이대성에게 대표팀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중국전에선 강력한 수비력과 과감한 공격력으로 초반 한국의 기세를 이끄는 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는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그가 했던 역할과 같았다. 

이대성은 “사실 나에게 상대가 누구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 언제나 팀 농구를 하며 내 개인적 역량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항상 중요했다. 그래서 대표팀에서 경기도 KBL에서 하는 경기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G리그에서 더 강한 상대들과 맞붙었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아시아권 국가들과의 만남이 어렵진 않았던 것 같다”고 중국전을 돌아봤다.

또 한 가지의 수확도 있다. 바로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실전에서 미리 손발을 맞춰봤다는 점이다. 

귀화에 성공한 라틀리프는 다가오는 시즌 현대모비스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선다. 그러나 대표팀 합류로 현대모비스 선수들과 아직 제대로 훈련을 진행하지 못한 상황. 이대성은 동료들보다 먼저 라틀리프와 대표팀에서 교감을 쌓았다.

그는 “대표팀에서 라틀리프와 가까운 사이가 됐다. 사실 4년 전에는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언어적 문제는 없었지만 제가 다가가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좋은 친구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라틀리프가 코트에서 동료들에게 짜증을 부리는 경우가 있었다. 소통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도 라틀리프가 공을 투입하지 못했을 때 똑같이 반응했는데 왜 패스를 주지 못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니 이해하더라. 아무래도 라틀리프와 코트에서도 통역을 거치지 않고 쉽게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내 장점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전준범이 입대했지만 라틀리프가 합류하고 문태종, 오용준 등 경험 많은 포워드를 영입하면서 또 한 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이대성도 이 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G리그에 도전하면서 감독님과 팀의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다보니 조금 이기적인 플레이를 펼치게 된 부분도 있었다. 이번 시즌은 팀원을 존중하면서 현대모비스 만의 색깔을 내보고 싶다. 이번에 전력 보강이 많이 되면서 팀이 좋은 기회를 맞이 했다. 지금껏 내 꿈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팀 우승에 목표를 맞춰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사진 = 김동영 기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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