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서머리그에서 황당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서머리그 3경기에 출전해 16.0점 11리바운드 1.0블록슛.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유망주 디안드레 에이튼은 연일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내며 자신을 지명한 피닉스 선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놀라운 경기력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그가 신는 신발이다. 

에이튼은 서머리그 데뷔전이었던 댈러스전에서 퓨마 농구화를 신고 나섰다. 20년 전, 빈스 카터와 계약을 마지막으로 농구화 사업에서 손을 뗐던 퓨마는 올시즌부터 다시 농구화 사업을 재개한다. 그 첫 번째 타깃이 바로 전체 1순위 에이튼으로, 퓨마는 에이튼 외에도 마빈 베글리, 자이어 스미스 등 올시즌 주목받는 드래프티들을 일찌감치 포섭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지난 8일이었다. 퓨마의 전속 모델인 에이튼이 서머리그 두 번째 경기였던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서 경쟁사인 나이키의 농구화를 신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 퓨마 신발을 신고 나섰던 첫 경기(10점 8리바운드)보다 뛰어난 경기력(21점 12리바운드)을 선보이며 더 화제가 됐다. 

에이튼이 나이키 신발을 신은 이유는 간단했다. 퓨마에 에이튼의 큰 발에 맞는 농구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튼의 발 크기는 미국 기준 18 사이즈로, 한국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360mm다. 퓨마는 현재 이 크기에 맞는 농구화를 개발 중이며, 그의 발에 최적화된 신발이 나오기 전까지 에이튼은 어쩔 수 없이 타사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에이튼은 『블리처리포트』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최고의 신발을 만드는 것이다. 그들(퓨마)은 그동안 내가 더 잘하고 있기를 바랄 것”이라며 “그것이 내가 타사 농구화를 신고서라도 경기에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해프닝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LA 레이커스의 가드 론조 볼은 서머리그 데뷔전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직접 런칭한 ‘빅 볼러 브랜드(Big Baller Brand, 이하 BBB)’의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았다. 첫 번째 경기에서 볼은 5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그쳤고 이 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야투율은 고작 13%(2/15)였다. 결국 서머리그 세 번째 경기부터 BBB를 포기하고 나이키 농구화로 갈아신은 볼은 그 경기에서 36점 8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BBB는 서머리그 내내 신발의 디자인과 기능을 뜯어고쳐야만 했다. 물론 정규시즌에는 문제없이 출시됐고, 볼은 새로 나온 BBB 농구화를 신고 데뷔 첫해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야심차게 계약한 리그 최고의 유망주가 타사 제품을 신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퓨마로서는 아쉽겠지만 조급해할 것 없다. 에이튼의 NBA 커리어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더 커진 퓨마 농구화를 신고 호쾌하게 덩크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보자.
 

사진 = 디안드레 에이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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