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박상혁 기자] 삼성의 노장 김동욱이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확실한 목표를 갖고 한 발 한 발 나서고 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9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한양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115-77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삼성은 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문태영과 김태술, 이관희가 재활로 빠졌고 배강률과 차민석 등도 부상과 재활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케이티에서 새롭게 가세한 김현수를 비롯해 김동욱과 장민국, 천기범, 홍순규, 최윤호, 성기빈, 정준수 등 8명이 돌아가면서 경기에 나섰다. 이렇다보니 코트 위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경기를 풀어가는 것은 고스란히 김동욱의 몫이 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김동욱은 여유 넘치는 플레이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정교한 슛 감각을 앞세워 3점슛 3개 포함 17점을 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동욱은 최근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아픈 데도 없고 좋은 것 같다. 지난해는 8월까지 러닝도 못했는데 지금은 6월에 연습경기 뛰는 걸 보니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 직전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고 무릎과 발목에 얼음을 댄 그에게 '아픈 것 아니냐?'고 다시 묻자, 그는 "사실 제가 치료도 잘 안 받고 얼음도 안 대는 걸로 유명했는데 나이가 먹다보니.(웃음) 아프기 전에 미리 부상 방지 차원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시즌 동안 삼성은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많았다. 지난 시즌까지 팀 전술의 핵심이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현대모비스로 떠났고 이동엽은 군에 입대했다. 대신 케이티에서 김현수가 가세했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 약화가 두드러진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이에 대해 "지난 시즌에 라틀리프가 있어서 편하게 했던 것도 분명 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당장 센터가 없고 외국선수도 어떤 스타일의 선수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어쨌든 팀의 중심 선수 중 한 명으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지난 시즌에 50경기 이상을 뛰긴 했지만 몸 상태가 그렇게 좋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동시에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체력을 더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체중도 지금보다 3~4kg 정도는 더 감량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그는 다른 어떤 것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건강하게 가져가는 것, 즉 체력 향상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었다. '체력을 키우겠다',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 등 이날 인터뷰 중 가장 많이 말한 단어 역시 '체력'이었다. 

다행히 휴가 전에 구단 트레이너가 그에게 어마어마하면서 많은 몸 만들기 미션을 줬고 그 역시 개인 운동을 하고 온 터라 복귀 후에도 운동을 하는 데 있어 크게 부담은 없다. 스스로 "작년 이맘때보다 살은 많이 찌지 않았다"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지난 시즌은 새롭게 삼성에 가세하는 과정에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비시즌에 거의 운동을 못했다. 그러고 시즌을 치르니까 내 스스로도 4쿼터가 되면 힘들었다. 아픈 것보다 체력적인 것이 안돼 있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 올해는 기술적인 것보다는 3-4개월 동안 꾸준히 운동해서 체력적인 것을 더 끌어올릴 생각이다. 작년에 경기당 평균 28~29분 정도를 뛰었는데 다가오는 시즌에는 그것보다는 더 뛰어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30분 초반대는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소 특이한 시즌 목표를 밝혔다. 

"(이)관희가 작년에 3점슛 성공률에서 자기가 나보다 앞선다고 아직도 이야기하고 다니는데(김동욱 39.8%, 이관희 40.2%) 다른 선수는 몰라도 이관희한테는 올해는 3점슛 성공률에서 이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웃음) 

새까만 후배의 도전이야말로 나이든 선배를 더욱 더 뛰게 하는 촉매제다. 다가오는 시즌 체력 관리로 54경기 전 경기 출전은 물론이고 40%를 웃도는 3점슛 성공률로 삼성의 공수를 주도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삼성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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