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최진수가 ‘FA 대박’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가치를 증명하는 것뿐이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5일 FA 대상자 최진수와 5년간 보수 총액 6억 5천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최진수는 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포워드. 보상 규정이 적용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으나, 그를 노릴 팀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터였다.

그러나 최진수의 선택은 친정 팀 잔류였다. 지난 시즌 연봉(3억 2천만원)의 두 배가 넘는 6억 5천만원에 사인했다. 2016-2017시즌 리그 최고 연봉을 받았던 양동근(7억 5천만원)에 근접하는 큰 금액이다.

관건은 최진수가 다음 시즌부터 연봉에 준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다. 지난 시즌 최진수의 평균 기록은 11.82득점 3.7리바운드. 국내 선수의 개인 기록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KBL의 특성을 고려해도 아주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지난 시즌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버논 맥클린의 페이스업 1대1 공격, 가드와의 핸드오프 연계 플레이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팀이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최진수는 명백한 보조자였다. 지난 시즌 50경기에 출전한 최진수가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횟수는 고작 네 차례. 15득점으로 기준점을 낮춰도 15번에 불과하다. 최진수의 이번 계약이 다소 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최진수도 많은 장점을 가진 선수다. 203cm의 장신임에도 기동성이 뛰어나고 3점슛 생산력은 매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지난 시즌 최진수는 경기당 1.3개의 3점슛을 성공했는데 이는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사이즈, 운동 능력, 득점력을 상당히 균형 있게 갖춘 장신 포워드다. 국내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희소성이 높은 자원이다.

게다가 다음 시즌 KBL은 중요한 변화를 맞이한다. 장신 외국인 선수의 신장이 200cm 이하로 제한된다. 각 팀 감독들이 신장 제한 규정에 맞는 빅맨을 물색하기 위해 해외로 나갔으나 매력적인 선수를 거의 찾지 못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이런 상황에서 203cm 최진수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리온이 최진수에게 과감한 베팅을 한 이유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최진수의 몸값이 높게 느껴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진수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애매함’이다. 다양한 장점을 갖췄으나, 반대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할 만한 장점은 없다.

기본적으로 마른 체형을 가졌고 버티는 힘이 강하지 않다. 때문에 신장 대비 골밑 수비력이 뛰어나지 않다. 힘 좋은 외국인 선수를 스위치 수비할 경우 자신의 신장이 더 큼에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신장 대비 좋은 기동성을 지녔지만 외곽에서 가드들을 쫓아다니거나 외국인 포워드를 봉쇄할 만한 퍼리미터 수비력은 갖추지 못했다. 3점슛은 기복이 심하고 돌파 속도가 평범해 공격도 믿고 맡기기 힘들다. 이로 인해 때문에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기가 종종 나오는 편이다. 그간 최진수에 대해 박한 평가가 적지 않았던 이유다.

결국은 최진수 본인에게 달렸다. 이제 만 29살이 된 최진수다. 놀라운 발전은 힘들겠지만, 더 나아진 모습은 기대할 수 있는 나이다. 오리온은 그런 최진수의 가치에 과감하게 베팅했고, 결국 바통은 그에게 넘어갔다. 이제 최진수가 뛰어난 활약으로 높은 연봉에 보답할 차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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