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제천, 박진호 기자] 출범 20주년을 맞아 3대3농구(WKBL 3X3 토너먼트 트리플 잼)와 일일카페(Wish가 있는 W카페) 등으로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자 했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또 하나의 야심작이 결실을 맺었다. 농구 코트 기증 행사가 바로 그 것.

WKBL은 농구 코트 기증행사를 위해 지난 시즌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 케이토토, KBS N과 업무협약을 통해 ‘스포츠토토와 함께하는 W 위시코트 캠페인’을 실시했다.

‘W 위시코트 켐페인’은 낡고 열악한 농구코트나 골대 등 농구 생활체육 시설 개보수를 통해 농구를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전 국민의 체육 복지 혜택과 농구 저변 확대 및 생활체육 농구 문화 정착을 위해 마련됐다.

WKBL은 일일카페에서 선수들의 애장품 바자회를 통해 기금을 조성했고, 2017-18시즌 동안 3점슛 1개당 3만원을 적립했으며, 그 외의 후원도 포함했다. 이를 통해 WKBL은 총 3개의 농구코트를 개보수하여 기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WKBL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접수했고, 이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 사연들을 대상으로 일반 투표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제천 간디학교, 제주 오현중학교, 경남 보건고등학교 등 3개 학교가 선정됐다.

그리고 조성된 기금을 통해 해당 학교에 코트 개보수를 통한 기증에 나섰고, 지난 5일, 가장 먼저 충북 제천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제천 간디학교에서 코트 기증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정, 김진영, 김현아, 심성영(이상 KB), 강계리, 박하나, 윤예빈, 이주연(이상 삼성생명) 등 8명의 WKBL 선수들이 함께했고, 간디학교의 농구 동아리 학생들과 친선경기를 갖기도 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에는 많은 학생들과 가족들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학교 축제를 맞이했던 간디학교 학생들은 댄스동아리, 풍물패 등이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학교를 찾은 선수들을 환영했다.

W위시코트 행사에 사연을 접수했던 제천 간디학교 김재하 군(우측)은 이날 친선경기를 앞두고 스포츠토토 홍슬아 마케팅팀장과 시구를 담당하기도 했다.

‘W 위시코트’에 사연을 접수해 학교에 농구코트가 들어서는 데 큰 역할을 한 간디학교의 김재하 군은 “처음에 신청할 때는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흙바닥에서 농구를 했기 때문에 넘어지지만 않게 시멘트 코트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좋은 코트를 마련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농구코트 기증 행사는 WKBL이 사회 공헌활동과 농구 저변 확대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 여자프로농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군은 “농구를 정말 좋아하지만 솔직히 여자농구는 잘 모른다. NBA가 가장 인기가 많고 남자농구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위시코트에 사연을 접수했지만 여자농구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이고,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선수들이 직접 와서 같이 농구를 하니까 관심도 많이 생겼다. 프로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해서 영광이었다. 특히 강계리 선수는 정말 빠르고 잘하는 것 같다. 앞으로 여자농구 경기도 자주 찾아보고 경기장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와 친선 경기를 지켜본 학생들과 가족들은 WKBL 선수들과 간디학교 농구 동아리 학생들에게 함께 응원을 보내면서도, 선수들이 보여주는 패스와 드리블, 그리고 정확한 슛에 감탄을 내뱉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기증식이 끝난 후에는 농구 동아리 학생들은 물론 일반 학생들과 가족들도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여한 박하나는 “팀 훈련 초반이고 오늘이 휴일이라 행사 참여가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와서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취미로 농구를 하는 학생들의 열정에 오히려 내가 많은 걸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하나는 “계속 농구만 해 온 선수 입장에서는 훈련과 농구가 즐겁지 않을때도 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정말 순수하게 농구를 좋아하고, 코트에서 농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즐기는 열정이 대단했다. 또 학생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위시코트 적립금이 선수들의 3점슛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WKBL의 대표적인 3점슈터 중 한 명인 박하나도 이번 기증 행사에 나름의 지분을 갖고 있는 셈. 

그러나 박하나는 “지난 시즌에 많이 부족해서 그런 생각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를 더 많이 하면 학생들이나 여자 농구에 모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자리가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KBL은 다음달 2일, 우리은행, 신한은행 선수들과 제주 오현중을 방문하고, 이어 22일에는 KEB하나은행, KDB생명 선수들과 함께 경남 함안의 경남보건고를 찾아 위시코트 행사를 진행한다. 

출범 20주년을 맞아 팬과의 스킨십에 나선 WKBL은 작년, 3X3농구와 일일카페로 팬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중 앞에 소극적이었던 선수들도 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이러한 WKBL의 행보에 발맞췄다.

이날 행사에서도 선수들의 적극성은 돋보였다. 

진지함과 재미를 함께 보여주며 학생들과의 경기에 유쾌하게 임했고, 농구 경기 외에도 각종 레크리에이션에도 적극성을 보여줬고, 학생들과의 시간을 즐겼다. 이주연과 김현아는 댄스 동아리 학생들에게 밀리지 않는 춤사위를 과시하며 낯가림 없이 팬들과 호흡하기도 했다. 

WKBL은 매년 여름 개최되는 박신자커봐 관련해 올해에는 예년보다 홍보에 더 신경을 쓸 예정이며, 지난 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비시즌 행사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팬과의 거리를 좁히고 여자농구를 알리는 비시즌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WKBL의 노력이 꾸준한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삼성생명의 이주연은 친선경기 하프타임을 통해 간디학교 댄스 동아리의 공연이 펼쳐진 후 코트에 등장해 걸그룹 댄스로 맞불을 놓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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