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수원, 최기창 기자] KDB생명이 비시즌에도 어려운 행보가 예상된다.

KDB생명은 2일 수원보훈교육연구원에서 비시즌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4월 WKBL의 위탁 운영이 결정된 KDB생명은 최근 정상일 감독과 박영진 코치 등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 선수단의 공식적인 첫 소집이 이루어졌다. KDB생명은 이번 주 내내 면담과 미팅, 메디컬 체크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주부터 새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KDB생명은 수원보훈교육연구원을 임시 숙소로 사용한다. 연습과 훈련은 숙소 옆에 위치한 수원보훈재활체육센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둘은 모두 경기남부보훈지청이 관리하는 곳이다. 

다만 정상적인 휴식과 훈련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숙소와 체육관 대관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체육관의 경우 이날 오후에도 휠체어 농구와 유소년 농구를 소화했다. 물론 농구 코트는 두 면이어서 훈련 자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로팀이 농구 동호회와 한 장소에서 함께 훈련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외부 대관으로 인해 야간 훈련은 불가능하다.

체육관 관계자는 “이곳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대관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배드민턴과 생활체육 농구 등이 대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숙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짐을 푼 KDB생명은 당장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숙소를 비워야 한다. 외부 대관 스케줄이 잡혀있기 때문. 기자로부터 이 소식을 들은 정상일 감독은 “오늘 처음 알았다. 이 시기에 활용할 수 있는 대체 숙소와 훈련장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방 시설도 좋지 않다. 옷을 보관할 옷장도 없고, 3명이 쓰는 방에는 빨래 건조대가 한 개뿐이었다.

한 선수는 “아무리 팀이 어려워도 기본적인 것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비시즌에는 대부분 하루에 운동을 세 번 한다. 빨래를 소화할 수 있는 세탁기도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야간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것은 오전과 오후 훈련으로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KDB생명은 구단의 빈약한 지원 아래 어렵게 시즌을 치렀다. 해외 전지훈련도 소화하지 못했고,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영상으로만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와 주전급 선수를 포함한 6명이 다쳐 어렵게 시즌을 운영한 이유였다.

다행히 첫 소집은 정상일 감독의 유머를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치러졌다. 그러나 시즌 내내 화목할지는 알 수 없다.

KDB생명이 더욱 줄어든 빈약한 지원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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