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최기창 기자] “다쳐서 병원에서 재활했던 것과 힘들게 걸음을 걸었던 것이 생각났다.”

서울 SK 나이츠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 원주 DB 프로미와의 경기에서 80-77로 이겼다.

이날 승리를 거둔 SK는 2연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무려 18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청주를 연고지로 삼았던 1999-2000시즌이다. 

김선형은 이번 우승이 남다르다. 고생이 유독 심했기 때문. 그는 시즌 초반 크게 다쳐 정규리그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서야 코트에 다시 섰다. 

김선형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디온테 버튼이 마지막 슛을 쏜 뒤 버저가 울렸는데도 게임이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선수들이 갑자기 뛰어나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갑자기 이번 시즌 고생했던 것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다쳐서 병원에서 재활했던 것과 힘들게 걸음을 걸었던 것이 생각났다”고 감격했다.

또 “5년 전에 실패를 겪었다. 그 아픔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나온 결과”라고 말한 뒤 “우승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다. 사실 금메달보다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김선형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5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단 2점 앞서던 경기 종료 직전 상대로부터 자유투 두 개를 얻었다. 그러나 첫 자유투가 림을 벗어났다. 모든 부담이 쏟아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타 플레이어답게 달랐다. 2번째 자유투에 성공하며 팀의 3점 차 리드를 이끌었다. 김선형은 “2번째 자유투는 무조건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압박감에서 슛을 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왔다. 오늘 좋은 경험을 했다. 1구를 놓치면 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과의 차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에 (두)경민이와 비교가 많이 됐다. 난 5년 전에 경험했다. 경민이보다 내가 더 간절했던 것 같다”고 말한 김선형은 “감독님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감독님도 더 간절했다. 마지막 게임에 다소 분위기가 뜰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잡아주셨다. 주장으로서 정말 든든했다”고 말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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