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최기창 기자] 문경은 감독이 보여준 믿음이 통한 시리즈였다.

서울 SK 나이츠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 원주 DB 프로미와의 경기에서 80-77로 이겼다.

이날 승리를 거둔 SK는 2연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무려 18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청주를 연고지로 삼았던 1999-2000시즌이다. 

문경은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기쁘다. 선수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부는 극적이었다. 3쿼터 중반까지 10점 내외의 리드를 잡았지만, 3쿼터 막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해결사는 베테랑 김민수였다. 슛 부진에 시달리던 그는 마지막 쿼터 들어 3점슛 2개로 힘을 보탰다. 공교롭게도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문 감독은 “김민수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김)민수의 첫걸음이 무거웠다. 사실 바꿀까 하다가 한 타임 더 뛰게 하자고 믿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도 민수가 승부처에서 한 건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하지는 않았다. 4쿼터 막판 다시 추격당한 상황을 떠올렸다. 문경은 감독은 “스크린을 서는 선수들이 너무 빨리 올라가면서 상대가 쫓아오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우승은 문 감독에게 유독 남다르다. 감독으로서 첫 우승이기 때문. 지난 2012-2013시즌 SK와 문경은 감독은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KGC인삼공사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꺾고 챔프전에 올랐다. 당시 상대는 울산 모비스.

그러나 SK의 행보는 쉽지 않았다. 챔프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당시 모비스에 4연패를 했던 것이 공부가 많이 됐다. 당시 못하는 부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우승은 결국 지난번의 실패가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애런 헤인즈에 대한 그리움도 표현했다. 문경은 감독은 “헤인즈는 당시 4패를 함께 겪은 동료다. 헤인즈랑 같이 우승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와이프가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와이프가 경기장에 잘 오지 않는다. 연애할 때 내가 슛을 넣어도 기뻐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언급한 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와이프가 온 경기에서 팀이 승리했다. 4강에서도 챔프전에서도 이겼다. 올 한해 고생이 많았는데 정말 고맙다”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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