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SK가 마침내 창단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끔찍한 부상에서 복귀한 김선형과 신인왕 안영준의 공헌이 매우 컸다.

서울 SK 나이츠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원주 DB 프로미와의 6차전에서 80–77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K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문경은 감독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문 감독은 “역대 최고 전력의 SK”라며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애런 헤인즈, 테리코 화이트로 구성된 외국선수 콤비는 물론 국내 선수층도 탄탄했다. 문 감독이 자신감을 가질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의 시즌 구상은 시즌 개막과 함께 엉망이 됐다. 김선형이 지난해 10월 1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불과 개막 2경기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부상 당시 12주 진단을 받은 김선형은 결국 부상 후 네 달만인 2월 28일이 되어서야 코트에 돌아왔다. 하지만 워낙 큰 부상이었던 탓일까? 김선형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시즌 막판 김선형은 경기 감각 끌어올리기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극적인 정규시즌 2위 등극을 이끌었다.

사실 플레이오프에서 김선형의 활약이 아주 두드러졌던 것은 아니었다. 테리코 화이트에 밀려 존재감을 잃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김선형은 팀이 2패로 밀려 있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김선형은 이날 4쿼터에만 11득점을 올리고 연장전에서도 종료 직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레이업 득점을 만들어내며 벼랑 끝에 몰려 있던 SK를 구했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SK는 결국 짜릿한 역전 우승을 만들 수 있었다.

신인왕 수상자 안영준의 활약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영준은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SK에 입단했다. 사실 입단 당시에는 연세대 동기인 허훈에 가려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도 시즌 초반 안영준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 “뜻밖이다. 정말 칭찬하고 싶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영준의 입지는 커졌다. 올시즌 SK는 변기훈, 김민수에게 3점슛 생산을 많이 의존하는 팀이었다. 이 두 명의 외곽포가 터지지 않으면 3점슛 생산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하지만 안영준이 기대 이상의 3점슛 생산력을 보여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됐다.

게다가 안영준은 속공 가담에도 능한 포워드였다. 상대적으로 부상이 찾은 최준용이 코트를 비울 때마다 안영준이 그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웠다. 시즌 내내 부상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SK는 안영준이 매우 훌륭한 루키 시즌을 보내면서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안영준의 활약은 이어졌다. 2차전이 끝난 후 플라핑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안영준의 공헌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3차전에서는 3-2 드롭존 수비의 최전방에서 DB의 공격을 괴롭히며 역전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끔찍한 부상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김선형과 최고의 루키 시즌을 보낸 안영준의 활약 속에 SK는 마침내 창단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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