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동영 기자] 혹자들은 말했다. DB는 디온테 버튼의 약자라고. 비록 팀을 통합 챔피언으로 만들진 못했지만 올 시즌 버튼의 활약은 그러한 칭찬을 듣기에 충분했다.

원주 DB 프로미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서울 SK 나이츠와의 6차전에서 77-80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DB는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올 시즌 통합 우승의 꿈을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원주 DB의 부름을 받은 버튼. 트라이아웃 당시 최대어로 뽑히긴 했지만 첫 프로에 진출한 새내기라는 이유 때문에 우려되는 점도 많았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그런 걱정에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버튼에게 에이스 역할을 부여하며 믿음을 줬다. 언더사이즈 빅맨의 역할이 있었지만 이 감독은 버튼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에게 가드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상범 감독의 생각은 적중했다. 시즌 들어 버튼은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과감한 돌파와 화려한 덩크슛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후반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클러치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팀에게 여러 차례 역전승을 선사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1분 5초 출전하며 23.5점 8.6리바운드 3.6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하는 맹활약. DB에 버튼이 없었다면 정규리그 우승은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버튼의 활약은 DB에게 절대적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2.7점 10.7리바운드 5.3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버튼을 잡기 위해 지역 방어를 들고 나왔지만 그는 과감한 돌파와 넓은 시야를 통해 이를 쉽사리 깼다. 덕분에 DB는 KGC를 3-0으로 누르고 SK보다 빠르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함께 에이스 역할을 하던 두경민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버튼은 승리했던 1, 2차전 각각 38점과 39점을 연달아 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후 패배한 경기 속에서도 버튼은 20점 이상의 득점력으로 자신의 몫 만큼은 충분히 해냈다.

이렇듯 실력에는 이견이 없는 선수가 버튼이다. 그러나 만약 버튼이 주어진 실력에 만족하는 선수였다면 이렇듯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없었을 것이다. 팬들이 버튼을 사랑한 또 하나의 이유에는 버튼이 늘 노력하는 선수라는 점도 있었다.

버튼은 시즌 초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끊임 없는 연습을 통해 성공률을 높였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자 경기에 승리한 후에도 자유투 연습을 하며 승부욕을 보인 것은 유명한 일화.

이상범 감독도 “숙소 감독방에서 연습 코트 소리가 들리는데 새벽에 공 튀기는 소리가 나면 늘 버튼이었다. 시간과 경기를 가리지 않고 늘 연습을 하더라. 외국선수 중 저렇게 노력하는 선수를 처음 봤다”며 버튼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렇듯 실력과 노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바로 버튼이다. DB는 이미 시즌 중 버튼에 대한 재계약을 염두에 둘 정도로 그를 신임하고 있다. 192.6cm인 버튼이 다음 시즌 장신 선수에 해당하지만 이에 상관없이 재계약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이상범 감독은 버튼과 재계약 논의를 위해 챔피언결정전 이후 버튼의 미국 집으로 간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 버튼은 이에 대해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후 결정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서라도 재계약을 해내겠다’는 이 감독의 의지가 과연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