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2017-2018 시즌의 신인왕은 이미 정해진 분위기다.

반박불가다. 이미 모든 이가 벤 시몬스가 올해 최고의 루키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 역시 생각이 다르지 않다. 필라델피아는 지금 14연승을 달리고 있다. 조금만 더 달리면 동부 3위를 차지한다. 그 중심에는 벤 시몬스가 있다. 시몬스는 조엘 엠비드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과정(process)을 마무리하는 신흥 슈퍼스타다. 가드처럼 달리고 빅맨처럼 득점을 마무리한다. 해외 언론은 이미 시몬스를 ‘넥스트 르브론(Next LeBron)’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시몬스의 뒤에 또 다른 슈퍼 루키가 있다. 유타 재즈의 도노반 미첼이다. 시몬스와 함께 데뷔하지 않았더라면 신인왕을 수상할 확률이 매우 높았을 괴물 루키다.

가령 2014년(마이클 카터-윌리엄스)이나 2017년(말콜 브로그던)에 데뷔했다면, 미첼은 반드시 신인왕이 되었을 것이다. 카터-윌리엄스나 브로그던의 루키 시즌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저 올시즌 도노반 미첼의 기량과 존재감이 대단하는 걸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다. 올해 그가 신인왕을 받지 못하는 것은(아마도 그럴 것이다), 벤 시몬스라는 NBA 역사에 손꼽힐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말도 안 되는 경쟁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올해 1월이었다. 한창 도노반 미첼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시몬스의 신인왕 레이스 경쟁자로 떠오를 때였다. 하지만 정작 유타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데릭 페이버스와 루디 고베어가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했고 유타는 일정한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당시 유타의 성적은 19승 28패. 5할 승률에 무려 9승이 모자랐다. 기자들은 그에게 신인왕 수상에 대한 질문만 늘어놓고 있었다.

미첼은 당돌하게 대답했다. “우리 팀은 신인왕보다 더 중요한 것에 도전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가겠다” 신인왕을 바라보고 한창 달려야 할 때, 유타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겠다고 말했던 미첼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이후 세 달 동안 유타는 28승 5패를 기록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에는 LA 레이커스를 15점 차로 완파, 47승 고지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기어코 확보했다.

미첼은 2004년 카멜로 앤써니 이후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팀에서 평균 득점 1위를 기록한 루키가 됐다. 16개 팀 플레이오프 제도가 시작된 1984년 이래 지난 34년 동안 4명밖에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그 중에는 전설 마이클 조던, 데이비드 로빈슨의 이름도 있었다. 미첼은 5번째 주인공이 됐다.

*16개 팀 PO 제도 도입 이후 PO 진출 팀에서 득점 1위 기록한 루키들*
마이클 조던(1984-1985): 평균 28.2점
척 퍼슨(1986-1987): 평균 18.8점
데이비드 로빈슨(1989-1990): 평균 24.3점
카멜로 앤써니(2003-2004): 평균 21.0점
도노반 미첼(2017-2018): 평균 20.4점(잔여 2경기)

이제 사람들은 도노반 미첼의 신인왕 수상 가능성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첼에겐 더 큰 미션이 남아 있다. 바로 정규시즌을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시리즈 승리를 이끄는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후 미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해 너무 기분이 좋다”라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정규시즌이 2경기나 남아 있다. 지금 우리 팀의 순위를 지켜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과연 도노반 미첼은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까? 또 다른 슈퍼루키 도노반 미첼의 플레이오프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도노반 미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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