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울산, 김동영 기자] 2차전 승리 공식은 단순했다. 1차전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을 떨쳐내는 것.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대모비스는 이를 해냈고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이하 PO)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97-77로 이겼다.

1차전 패배를 한 현대모비스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터지지 않은 외곽슛. 현대모비스는 1차전에서 29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5개의 3점슛을 성공하는 데 그쳤다. 성공률이 17%에 그칠 정도로 슛 적중률이 좋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아쉬움은 외국 선수 활약의 부재였다. 유재학 감독은 1차전을 되돌아보며 “1쿼터 국내 선수들이 발로 뛰어 점수 차를 벌렸는데 상대 외국 선수가 해주는 만큼 우리 외국 선수들이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1차전에서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과 큐제이 피터슨이 45점을 합작하는 동안 현대모비스의 레이션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27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특히 블레이클리는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6득점에 그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휴식일 사이 슛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한 현대모비스는 지난 경기의 아픔을 털어버리듯이 1쿼터부터 외곽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대성의 연속 3점슛을 시작으로 박경상, 전준범이 3점슛을 터트리는 등 1쿼터에만 6개의 3점슛이 터졌다.

2쿼터에도 양동근을 비롯 레이션 테리까지 3점슛을 터트리면서 확실히 외곽 컨디션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전반에만 외곽슛 9개를 터트리며 1차전 외곽 부진 고민을 말끔하게 털었다.

다만 외국 선수의 활약만큼은 아직이었다. 레이션 테리가 9득점,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6득점을 올렸지만 19득점을 합작한 상대 외국 선수만큼 활약해준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전반 3점슛 성공률이 47%에 달하면서도 46-45, 1점 차 앞서는 데 그쳤다.  2점슛 성공률이 27%에 그친 탓이었다.

다만 3쿼터부터 그 걱정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KGC가 외곽 수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골밑 수비에 균열이 오기 시작한 것. 덕분에 외국 선수들의 득점력이 살아나기 시작됐다. 블레이클리가 스틸에 이은 속공으로 10득점을 올렸고 테리도 6득점으로 거들었다.

외국선수가 살아나자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3쿼터를 끝냈을 때 현대모비스는 71-59로 넉넉하게 앞선 상황이었다. 전반 외곽 호조에도 벌리지 못했던 점수 차를 3쿼터에 3점슛 단 1개를 넣으면서도 이뤄낸 것이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4쿼터 흐름을 이어가며 98-77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1차전 문제점으로 제기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행운을 누렸다.

이제 현대모비스는 안양으로 향한다.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양 팀 감독의 말처럼 3차전 승리 공식도 분명 2차전과 같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현대모비스가 1차전 패배 후 4강 PO에 올라설 확률인 4.8%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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