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주, 김동영 기자] “김주성, 당신과 함께 한 모든 날들이 행복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코트를 돌고 돌아 마지막까지 달려왔다. 김주성이 초록색이 넘실거리는 코트에서 정규리그에 작별인사를 건넸다.

원주 DB 프로미의 올 시즌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가 열린 13일 원주 종합체육관. 11일 이미 정규우승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김주성이었다.

원주 DB 프로미 구단은 전날 보도 자료를 통해 김주성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는 ‘레전드 데이’를 개최할 것을 알렸다. 김주성의 모습이 담겨 있는 특별한 티켓을 만들고 이름이 ‘주성’이거나 신분증에 32가 들어간 입장객을 무료로 받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경기 전 찾은 원주 종합체육관은 이미 김주성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입구부터 김주성의 주요 기록을 표시한 보드가 세워졌고 용품 판매 매장에는 김주성 티셔츠가 진열됐다. 200장 한정 판매를 한 기념 티셔츠에는 관중들의 입장부터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여기에 코트 안 1층 좌석 가득 김주성의 모습이 세겨진 초록색 유니폼이 걸렸다. 홈팬들은 김주성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DB와 마지막을 준비하는 김주성을 응원했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김주성이 고마운 분들에게 유니폼을 선물하는 시간도 가졌다. 

원창묵 원주 시장을 비롯해 자신을 자랑스럽게 키워준 아버지, 그리고 오랜 기간 김주성을 응원해 온 팬 유경옥 할머니에게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건넸다. 특히 아버지에게 유니폼을 건넬 때 김주성은 환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아버지를 꼭 안으며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깜짝 선물도 있었다. 오랜 기간 김주성과 함께 뛰어온 로드 벤슨이 왕관을 쓴 김주성의 모습을 그린 'KING 주성‘ 아트를 만들어 김주성에게 선물했다. 

2점이 만들어진 작품 중 하나는 김주성에게, 또 하나는 경매를 통해 팬의 손에게 돌아갔다. 2쿼터 동안 진행된 경매가는 72만원에 달했다. 원주의 김주성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 김주성은 올 시즌 그랬듯 3쿼터부터 사이클을 타며 몸을 풀었고 팀이 65-79로 뒤쳐진 4쿼터 시작부터 출전했다. 

출전과 동시에 김주성은 골밑을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었고 김민욱을 상대로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공격에서는 속공 공격에까지 참여하며 득점을 올리는 모습.

수비도 대충하지 않았다. 1쿼터 13점을 올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던 김민욱을 철저히 막았다. 김주성이 전성기를 달리던 그 때의 그 수비 실력은 아니었지만 역전을 향한 의지만큼은 한결 같았다.

이날 경기 김주성이 올린 성적은 12점 2리바운드. 올 시즌 평균 득점인 5.1점을 훌쩍 넘기는 기록이었다. 팀은 결국 92-101로 패했지만 노장의 활약 만큼은 빛났다.

경기 후에도 자신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에게 모두 싸인을 해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김주성. 김주성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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