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영현 기자] 삼성생명의 베테랑 센터 허윤자가 500경기 출전 기념식을 가졌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센터 허윤자는 2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7라운드 부천 KEB하나은행전에서 500경기 출전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팀도 4위 쟁탈전에서 하나은행에게 89-66으로 대승을 거둬 기쁨이 배가 됐다.

허윤자는 지난 19일 아산 이순신빙상장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의 경기에서 역대 여섯 번째로 정규리그 통산 500경기를 소화하며, 또 하나의 여자농구 역사를 썼다.

선일여고를 졸업한 허윤자는 여자프로농구 출범 첫 해였던 1998년 부천 신세계에 입단한 후 20년 동안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여자농구 선수의 길을 걸어왔다.

이러한 그의 대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현재 소속팀 삼성생명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날 경기 전에 팬들에게 허윤자 캐리커처 포스터를 나눠줬다. 또 양 팀 선수 전원이 몸 풀 때 허윤자의 500경기를 기념해 만든 티셔츠를 입는 아름다운 풍경도 펼쳐졌다. 하프타임에는 기념 영상이 상영됐고, 팬들은 허윤자의 캐리커처 포스터를 들고 그를 축하해줬다.

경기 후 그는 “오늘 이겨서 더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오늘 팀에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이겼으면 하는 마음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열심히 해준 선수들한테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500경기에 나선 소감을 묻자 “한 팀에만 있었다면 기쁨이 덜 했을 것 같은데, 삼성생명이라는 곳으로 옮긴 후에 말 그대로 화려함보다는 묵묵함으로 있어왔다. 구단에서 신경을 정말 많이 써주셨다. 전 소속팀 하나은행전에서 빛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기념 티셔츠에 관해 “너무 감동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다. 동료 선수들이 너무 기쁘게 입어줬다. 하나은행 선수들도 예쁘다고 말하면서 좋아해주더라. 국장님을 비롯해서 구단 분들한테 감사드린다. 제가 ‘사랑받고 복이 있는 아이구나’ 싶었고,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구단 관계자와 양 팀 선수들에게 모두 고마움을 표했다.

오랜 기간 여자농구선수로서 모범을 보인 만큼, 후배들에게도 해줄 말이 많을 터.

그는 “제가 화려한 선수였다면, 커가는 선수들에게 넘지 못할 벽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부상으로 힘든 과정도 많았던 선수였지 않나. 후배들한테 ‘언니가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언니도 했기 때문에 너네도 할 수 있다’고 많이 말해주려고 한다”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긴 시간 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늘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저는 자신 있었던 게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늘 팀에서 필요한 사람, 같이 뛰고 싶은 사람이라는 자부심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도 은퇴하려고 했는데, 구단에서 잡아줬다. 덕분에 500경기를 뛰게 돼서 감사드린다. 저는 기록 자체를 생각지 못했다. 지금도 작년과 동일한 마음이다. 나이가 너무 차서 은퇴 결정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ev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