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다른 두 아들도 데려가지 않으면 론조 볼은 레이커스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다. 이제는 부모가 아들의 계약 문제를 거론하며 NBA 팀을 압박하고 있다. 다름 아닌 론조 볼(LA 레이커스)의 아버지, 라바 볼 이야기다.

론조 볼은 올시즌 여러 면에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선수다. 그는 명문 구단 LA 레이커스에 2순위로 입단한 196cm의 장신 가드 유망주이자 NBA 역사상 가장 '입방정'이 심한 아버지를 뒀다.

그동안 라바 볼은 온갖 망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다른 NBA 선수의 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레이커스의 루크 월튼 감독까지 건드렸다. 그리고 이 같은 아버지의 인터뷰에 대해 론조 볼은 일관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아버지의 발언은 자신의 생각과 같지 않으며, 아버지는 아버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론조 볼도 아버지를 방관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 온 것 같다. 라바 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리투아니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아들 3명이 모두 레이커스에서 뛰길 원한다. 하지만 올해 드래프트에서 레이커스가 리안젤로(둘째)를 지명하지 않는다면 나는 리안젤로를 내년에도 라멜로(셋째)와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뛰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면 론조는 데뷔 3년 차가 된다. 그때가 되면 나는 모든 NBA 팀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론조가 레이커스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며 세 아들을 데려가는 어떤 팀과도 계약할 생각이 있다고 말이다. 그게 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론조는 동생들과 있을 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론조가 좋은 슈터가 아니라니 말도 안 된다. 우리 세 아들들은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이 아니다. 론조가 동생들과 뛰었을 때 얼마나 잘했는지 못 봤는가?”라고 덧붙였다.

 

망발도 이런 망발이 없다. 결국 라바 볼은 자신의 다른 두 아들을 데려가지 않는다면 론조 볼도 팀을 떠날 것이라고 레이커스 구단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NBA 선수의 부모도 이런 식으로 행동한 적이 없었다.

론조 볼은 최근 라바 볼에 대해 “아버지는 성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권리가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이 팀과 동료들을 괴롭히는 것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론조 볼은 아버지가 자신과 팀에 악영향을 끼칠 발언을 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자제시켜야 한다. 그게 ‘성인’ 선수가 된 론조 볼이 가져야 할 자세다.

아버지의 발언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론조 볼의 태도는 일종의 무책임한 방관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라바 볼의 망언이 계속된다면 레이커스는 물론 어떤 NBA 팀도 론조 볼 형제와 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라바 볼의 망언에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생기고 팀 케미스트리가 무너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론조 볼이나 두 동생의 실력이 라바 볼의 망언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 일개 유망주와 그의 부모의 말 한 마디에 끌려 다닐 만큼 NBA 단장들은 어리석지 않다. 미국은 매년 뛰어난 농구 유망주들이 쏟아지는 곳이다.

현재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론조 볼은 최근 훈련 강도를 높여가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론조 볼이 NBA 선수로서 커리어를 오래 이어가려면 부상 회복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로 아버지를 자제시키는 일이다.

 

사진 =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SI.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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