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고문이 이어지고 있는 KB의 이번 시즌을 본격적으로 정리하는 시험이 시작된다. 상위권 두 팀과의 4연전이다. 첫 경기가 신한은행과의 원정 경기.

청주 KB스타즈는 1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신한은행 2017-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KB는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펼치는 이번 4연전으로 시즌 결과를 결정짓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우리은행이 3.5경기차로 앞서고 있어 한 번만 패해도 우승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부담이 크다.

반면 정규리그 3위를 거의 굳힌 신한은행은 KB와는 입장이 다르다.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신한은행의 순위는 3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 변수가 있는 순위 싸움이지만 신한은행은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에 KB와의 경기를 오히려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다.

1R 청주 KB스타즈 86-81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청주)
2R 청주 KB스타즈 70-74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인천)
3R 청주 KB스타즈 84-68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청주)
4R 청주 KB스타즈 69-66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인천)
5R 청주 KB스타즈 64-68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인천)
KB 3승 2패 우위

다미리스 단타스 4G 31:44 23.5점 8.8리바운드 
박지수 5G 37:53 15.6점 13.8리바운드 2.2어시스트 2.4블록
모니크 커리 5G 24:36 15.4점(3점슛 5/20) 6.4리바운드 3.2어시스트 
강아정 4G 35:16 8.5점(3점슛 2/18) 2.5리바운드 2.8어시스트 
김보미 5G 33:58 8.0점(3점슛 8/29) 3.4리바운드 2.4어시스트
심성영 5G 30:20 6.4점(3점슛 7/15) 2.0어시스트 (이상 KB)
카일라 쏜튼 5G 34:15 24.8점(3점슛 11/23) 7.2리바운드 2.6어시스트
르샨다 그레이 5G 16:25 10.6점 6.0리바운드 
김단비 5G 36:25 10.4점(3점슛 2/12) 5.8리바운드 4.8어시스트 2.8스틸
곽주영 5G 35:17 9.4점 5.4리바운드 2.2어시스트
윤미지 5G 39:42 5.6점(3점슛 2/15) 3.6리바운드 3.4어시스트 
김연주 5G 19:14 4.0점(3점슛 4/17) (이상 신한은행)

KB의 체력보다는 신한은행의 경기 감각
KB는 지난 8일 KDB생명과 경기를 치른 후 하루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하지만 체력적이 과부하가 없었다.

3쿼터 들어 승부를 결정한 KB는 KDB생명 전에서 15명의 등록 선수가 모두 출전했고 14명이 득점을 올렸으며 이중 7명이 3점슛을 성공했다.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13명,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10명이었다.

출전 시간 분배도 만족스러웠다. 

24분 52초를 뛴 심성영이 가장 긴 시간을 소화했다. 두 외국인 선수가 23분대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고, KB에서 가장 평균 출전 시간이 많은 박지수와 강아정은 각각 21분 20초와 18분 31초를 뛰었다.

하루 밖에 휴식이 없었지만 체력에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휴식이 길었다. 지난 4일 우리은행 전을 마치고 5일을 쉬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제외하고 신한은행이 5일 이상 경기가 없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빠듯한 일정 속에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던 신한은행 선수들에게는 상당히 달콤한 휴식이었지만 이 후 처음 갖는 경기인 만큼 초반의 경기 감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신한은행은 4쿼터 득점도 리그에서 가장 적다. 

초반에 충분히 경쟁력을 보이지 않으면 외국인 선수 2명이 나서는 3쿼터에 특히 강한 KB와의 승부가 골치 아플 수 있다.

오랜만의 맞대결, 5라운드와는 다른 조건
양 팀은 상당히 오랜만에 만난다. 거의 한 달만의 맞대결이다. 6개 팀이 각각 7번의 맞대결을 펼치는 WKBL의 구조를 감안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경기가 없었던 셈이다.

바로 직전 대결이었던 1월 14일 맞대결에서는 신한은행이 68-64로 이겼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올 시즌, KB에게 2패를 안긴 유일한 팀이다.

다만 이번 대결은 5라운드 승부와는 조건이 다르다. 당시는 신한은행의 기세가 KB보다 좋았다. 

7연패를 마감한 신한은행은 3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부진했던 카일라 쏜튼이 회복하며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김단비와의 조화를 이뤄내기 시작할 때였다. 그레이도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서는 시점이었다.

반면 KB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다미리스 단타스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단타스는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평균 23.5점을 득점한 KB의 주득점원. 단타스의 결장은 KB가 높이의 위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경기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함을 의미한다. 

강아정 역시 부상에서 복귀한 첫 경기로 몸이 올라오지 않았고 슈팅 밸런스에 어려움을 느낄 때였다.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신한은행이 그 당시와 비슷한 전력이라면 KB는 5라운드보다는 분명 플러스 요소가 많다. 

KB는 예상보다 결장이 길었던 단타스와 강아정이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김민정의 1군 적응과 정미란의 복귀로 가용인원이 늘어난 것도 호재. 이로 인해 박지수의 체력 안배 방법이 생겼다는 게 상당한 도움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최근 경기에서 야투 부진에 빠진 쏜튼이 감각을 회복했을 지가 관건이다. 

신한은행이 KB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내외곽에서 저돌적인 경기를 펼치며 폭발력 있는 득점을 가져가는 쏜튼의 활약이 필요하다. 쏜튼은 KB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무려 37점을 몰아넣었다. KB와의 5경기에서 3점 성공률 47.8%, 2점 성공률 51.6%를 자랑한다.

그러나 최근 5경기는 좋지 않다. 쏜튼은 지난 5경기에서 3점 성공률 14.3%(3/21), 2점 성공률 29.8%(14/47)를 기록 중이다.

르샨다 그레이가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KB는 단타스와 박지수로 인해 인사이드 위주의 플레이를 가져가는 그레이가 확실한 우위를 잡기는 쉽지 않은 팀이다. 신한은행이 KB를 잡기 위해서는 쏜튼의 야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차피 3위? 선택지가 다양한 신한은행
3위 신한은행은 현재 2위 KB에는 6경기를 뒤쳐져 있고, 4위 삼성생명에게는 4경기를 앞서있다.

사실상 2위는 쉽지 않다. 남은 7경기에서 KB가 2승만 거두면 신한은행이 전승을 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나 4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삼성생명과 4경기 차지만 맞대결에서 4승 2패를 거두고 있어 7라운드에 패한다 해도 우위를 점한다. 성적이 동률이 되도 신한은행이 앞선다는 것. 따라서 실질적인 승차는 5경기라고 봐야한다.

삼성생명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신한은행이 남은 7경기 중 3경기만 이기면 3위는 확정된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며 삼성생명의 경기력이 더욱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신한은행의 올 시즌 순위는 3위가 될 가능성은 상당하다.

그렇다면 신한은행이 10일 KB와의 경기에서 굳이 무리하며 승부수를 던질 이유는 없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선수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전술의 실험 등을 통해 큰 그림을 가져가도 상관이 없다.

만약 신한은행이 KB를 이기게 되면 올 시즌 리그 순위는 우리은행-KB-신한은행 순으로 거의 확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은행과 KB 역시 챔피언전이나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안덕수 KB 감독은 8일 KDB생명 전을 마친 후 “10일과 14일 결과에 따라 이후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으로서는 우리은행과 KB가 최대한 오래 순위 싸움을 하는 게 유리하다. 우리은행과 KB는 주력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공통적인 고민이다. 체력전이 계속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신한은행은 비록 3위지만 먼저 플레이오프 체제로 팀을 운영하면서 7라운드까지 우리은행과 KB를 치열한 순위경쟁의 전장으로 내몰 수 있는 입장.

물론 KB와의 상대 전적이 2승 3패인만큼 6-7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후 플레이오프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가겠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7라운드의 분위기와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열쇠는 신한은행이 쥐고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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