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왼쪽부터 오리온 센터 맥클린, 포인트가드 한호빈

[루키=김영현 기자]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 중인 안양 KGC인삼공사와 하위권 창원 LG 세이커스를 차례로 꺾고 2연승을 거두며 ‘고춧가루 부대’라는 별칭을 얻었다.

시즌 막판 좋아진 경기력의 원동력으로는 꾸준한 간판 센터 버논 맥클린과 상무에서 전역한 후 걱정거리였던 앞선에 희망을 안긴 주전 포인트가드 한호빈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한 ‘효자 외인’ 맥클린

*맥클린 주간 기록 일지
2018년 2월 1일 KGC전 : 30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2블록 야투율 68.4%
2018년 2월 3일 LG전 : 30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 야투율 93.8%

오리온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의 핵심이었던 애런 헤인즈(SK)와 김동욱(삼성), 이승현(상무) 등 주축 세 명이 전력에서 이탈해 올 시즌 전망이 밝지 않았다. 실제로 올 시즌 한때 7연패에 빠지기도 하는 등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고, 현재 9위에 위치해있다.

그런데도 오리온을 얕잡아 보기 어려운 이유로는 센터 맥클린의 꾸준함이 한몫하고 있다.

맥클린은 올 시즌 41경기에서 35분 4초간 24.1점 10리바운드 3.7어시스트로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24.2)에 이어 전체 득점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주 두 경기에서는 무려 평균 30점을 올리는 파괴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1일 KGC전에서는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을 앞세운 KGC의 골밑을 적극 공략하며 상대를 버겁게 했고, 급기야 4쿼터에는 그를 막던 사이먼이 5반칙 퇴장당하기도 했다.

2일 LG전에서도 수비력이 약한 상대 빅맨 제임스 켈리를 상대로 쉽게 득점을 올렸다. 이날은 시도한 야투 16개 중 무려 15개를 성공시키며 93.9%의 높은 야투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간 앞선으로부터 맥클린까지의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맥클린의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한 면도 있었는데, 투맨게임이 가능한 한호빈의 가세로 맥클린도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얇은 포인트가드진의 한 줄기 희망, 한호빈

*한호빈 주간 기록 일지
2018년 2월 1일 KGC전 : 12점(3점슛 3/4) 1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 야투율 66.7%
2018년 2월 3일 LG전 : 9점 1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야투율 50%

올 시즌 오리온은 약해진 전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노련한 게임 플랜으로 어느 팀과 만나도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다만, 4쿼터 승부처를 넘지 못해 내준 경기가 많았다. 승부처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줄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게 크게 작용했다.

이에 그간 1군 무대에서 긴 시간 뛰진 않았어도, 줄곧 포인트가드를 봤던 한호빈이 상무에서 전역하기만을 기다렸다. 실제로 볼 배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맥클린이 속상해할 때마다 옆에서 문태종이 “한호빈이 전역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토닥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리온은 한호빈 합류 효과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전역 직후에는 팀플레이를 맞춰본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실책을 범하기도 했으나, 긴 시간 뛰며 코트 안팎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간 결과 점점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가세로 맥클린과의 투맨게임이 원활해졌고, 그 과정에서 슈터 허일영이나 문태종 쪽의 찬스도 살리게 되면서 팀플레이에 짜임새가 생겼다.

특히 1일 KGC전에서는 어시스트 7개를 기록하는 등 가드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3점슛 3개로 득점력까지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도 한호빈에 관해 “적재적소에 패스를 잘 넣어줬다. 진가가 드러난 경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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