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시도하고 깨져봐야 발전할 수 있다. 더 욕심을 냈으면 한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 상무에서 전역한 포인트가드 한호빈에게 건넨 조언이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올 시즌 내내 포인트가드 한호빈이 전역할 날만을 기다렸다. 팀에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다 보니 매 경기 승부처에서 경기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다 보니, 추 감독이 직접 패턴을 불러주기도 했다.

하지만 줄곧 포인트가드를 봤던 한호빈의 가세로 그런 수고로움은 덜었다.

한호빈은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 잭슨과 이현민 등이 있어 출전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지만, 상무에서 긴 시간 동안 뛰며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추 감독은 한호빈이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경기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게끔 그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한호빈은 상무에서 전역 후 치른 5경기에서 평균 34분 1초 동안 뛰며 6.8점 2.4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팀 내 최다 평균 어시스트 기록이다.

한호빈의 가세 후 생긴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팀 공격에 짜임새가 생겼다는 점이다.

버논 맥클린과의 투맨게임으로 골밑의 우위를 살리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외곽의 허일영도 봐주는 등 팀이 기대했던 부분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특히 허일영의 경우, 올 시즌 원활한 패스게임에 이은 외곽슛보다 본인이 직접 움직이며 미드레인지에서 찬스를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호빈의 가세 후 외곽에서 입맛에 맞는 패스를 받으며 연일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추 감독은 이러한 한호빈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보완점도 함께 짚어줬다.

먼저 득점력에 대한 부분이다. 포인트가드의 본분에 충실해 동료들의 공격을 봐주는 건 좋지만, 본인의 골 결정력을 높여 상대 수비를 좀 더 끌어들여야 패스의 진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적극성이다. 

한호빈은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20일 KGC전에서 9턴오버를 기록하며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한호빈 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는 부분. 복귀 후 팀 훈련을 소화한 시간이 적었다 보니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나온 팀 턴오버의 성격이 더 강했다.

추 감독은 이를 두고 “‘너 때문에 졌다’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으면 좋겠다. 부딪치고 깨져봐야 발전도 할 수 있지 않나. 너무 착해서 문제다. 욕심을 더 냈으면 좋겠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외인 가드 조 잭슨이 떠난 이후로, 포인트가드의 경쟁력이 떨어져 매 시즌 같은 고민을 안아야 했다. 때문에 성장 과정에 있는 한호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팀은 그가 부딪치고 깨지는 과정을 거쳐 믿음직한 주전 포인트가드로 올라서길 바라고 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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