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KCC의 '에이스' 이정현이 클러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에게 5연승을 안겼다.

전주 KCC 이지스 이정현은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팀에 87-82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로 KCC는 5연승에 성공하며 2위를 유지했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이정현이 마지막 4쿼터에 클러치 능력을 유감없이 뽐낸 경기였다. 이정현은 3쿼터까지 8점(야투율 38%)을 기록했는데, 4쿼터에만 10점을 올렸다. 그의 클러치 활약에 힘입어 팀도 문태종과 허일영을 앞세워 맹추격한 오리온의 기세를 꺾을 수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오리온 상대로는 매 라운드 압도하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오늘 경기서 초반에 느슨하게 했던 걸 반성해야 할 것 같고, 남은 경기 더 집중해서 순위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서 KCC는 실책을 연발하며 조직력에 아쉬움을 보였고, 오리온에게 속공도 재차 허용하며 전반까지 41-48로 뒤졌지만, 후반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종료 후 라커룸에서는 무슨 말이 오갔을까.

그는 “힘없이 수비하고, 맥없이 플레이해서 감독님께서 수비부터 터프하게 해달라고 주문하셨다. 선수들끼리 수비부터 적극적으로 하자고 했던 게 3쿼터에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위권 상대로 전반에 못하고 후반에 역전하곤 하는데, 초반에 압도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니까 여러 선수가 뛸 수 있게 주전이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KCC의 어엿한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고 있지만, 또 다른 에이스 안드레 에밋이 있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하기 전 친정팀 안양 KGC인삼공사 시절보다 볼 소유하는 시간이 줄었다. 볼 소유하는 시간이 줄다 보니, 자연스레 슛 적중률도 KGC 시절보다 떨어졌다.

이에 그는 “감독님의 성향 차이인 것 같다. 김승기 KGC 감독님은 외곽을 살리는 픽앤롤을 많이 하셨고, 현재 추승균 감독님은 (안드레) 에밋이 능력이 워낙 뛰어나니까 거기서 파생된 걸 해줬으면 하신다. 다른 농구를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 적응 못 했는데, 에밋도 동료를 살려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팀 시스템의 차이'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어 “볼을 많이 소유해야 제 장점이 발휘된다고 생각하는데, 밸런스가 안 맞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1, 4쿼터에 저를 위주로 한 패턴도 많이 만들어주셔서 밸런스를 맞춰가는 것 같다. 시즌 막바지인데 동료들과 맞춰서 좀 더 밸런스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에밋이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동안, 이정현과 찰스 로드를 중심으로 외곽의 국내들이 동시에 살아나며 팀 공격의 유기성이 더 좋아지기도 했다.

그는 “에밋은 기량이 출중해서 없으면 안 된다. 에밋이 없어서 잘 된 경기도 있지만, 에밋이 있어서 이긴 경기도 많았다. 에밋 없이 우리가 더 잘한다기보다 에밋을 좀 더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에밋하고 뛸 때는 에밋한테 맞춰준다. 에밋이 편하게 공격하게끔 스페이싱을 벌려주고 양보하려고 하고, 나오는 볼을 처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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