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김영현 기자] 오리온은 2위 KCC의 약점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며 잘 싸웠지만, 끝내 해결사가 즐비한 KCC의 벽을 넘진 못했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82-87로 졌다. 이날 패한 오리온은 10승 27패로 9위에 머물렀다.

오리온으로서는 전반까지 준비한 전략이 완벽히 통했던 게임이었다.

변칙 수비가 핵심이었다. 예상과 달리, 버논 맥클린이 하승진을 막고, 최진수가 찰스 로드를 막게 하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최진수는 힘에서는 밀리지만, 202cm의 큰 신장에 기동력도 갖추고 있다 보니 로드도 버거워했다. 이 과정에서 로드는 1쿼터에만 실책 3개를 범했다.

이러한 수비 성공은 오리온의 빠른 트랜지션에 이은 속공으로 연결됐다. 허일영이 트래일러 역할을 잘 해주며 속공에 가담한 결과, 오리온은 1쿼터에만 5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

속공뿐만 아니라, 지공 상황에서 공격의 유기성도 좋았다. 한호빈과 맥클린의 투맨게임으로 KCC의 수비를 무력화시켰고, 저스틴 에드워즈도 득점에 가세하며 전반까지 7점을 앞섰다.

그러나 후반 들어 KCC의 뒷심을 이겨내지 못했다. 스코어러 안드레 에밋을 막아내지 못했고, 로드와 하승진의 더블 포스트에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며 제공권 싸움에서도 밀렸다.

오리온은 기본적으로 대인방어를 쓰되, 순간순간 지역방어를 혼용하며 KCC의 연계 플레이를 차단하는 데 목적을 뒀는데, 스코어러 에밋이 개인기로 오리온의 지역방어를 깨버렸다. 에밋은 매치업 상대 에드워즈를 상대로 바스켓카운트도 얻어내며 3쿼터에만 11점을 넣었다.

에밋을 수비하지 못한 것에, 로드와 하승진에게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뺏긴 것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수비를 잘 해놓고도, 하승진과 로드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재차 허용한 후 골밑에서 실점해 맥이 빠졌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9-38로 뒤졌고, 공격 리바운드는 17개를 허용했다.

오리온을 이러한 제공권의 열세에도, 경기 막판까지 허일영과 문태종 쌍포를 앞세워 KCC를 3점차로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줬으나, 에밋에게 무려 30점을 허용했고, 4쿼터 들어 국내 에이스 이정현까지 살아나는 등 해결사가 즐비한 KCC를 끝내 넘지 못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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