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NBA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리그다. 2017-18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NBA는 몇 가지 규정 변화를 결정했다. 그 중 지도자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타임아웃 규정 변화였다. 정규시즌이 개막한지 어느덧 3개월이 넘게 지났다. 과연 타임아웃 규정 변화는 어떤 효과를 일으켰을까?

 

타임아웃 규정, 무엇이 바뀌었나

NBA 사무국의 공식 발표는 시즌 개막을 3개월 앞둔 지난해 7월에 있었다. 그 내용은 타임아웃 규정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아담 실버 총재는 기자 회견을 통해 “타임아웃 규정 변화를 통해 경기의 속도와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많은 팬들과 구단들이 경기 막판 잦은 타임아웃으로 인해 흐름이 뚝뚝 끊어진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아마 내가 어린 시절부터 많은 NBA 팬들이 경기 막판 2분이 너무 늘어진다고 말해왔던 것 같다”라며 규정을 바꾸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타임아웃 규정은 도대체 어떤 부분이 바뀐 것일까? 다음은 달라진 타임아웃 규정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각 팀은 한 경기에 총 7회의 타임아웃을 가지게 된다.(기존 9회)
2. 모든 타임아웃은 ‘75초 팀 타임아웃’으로 설정된다.(기존에는 ‘90초 풀 타임아웃’과 ‘20초 타임아웃’이 혼재)
3. 4쿼터 마지막 3분 동안 각 팀은 최대 2회의 타임아웃만 부를 수 있다.(기존 3회)
4. 한 차례의 연장전(5분)에서 각 팀은 2회의 타임아웃이 주어진다.(기존 3회)

기본적으로 타임아웃의 횟수 전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둔 변화였다. 특히 4쿼터 마지막 3분 동안 각 팀이 부를 수 있는 타임아웃 횟수를 2회로 줄여버림으로써,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잦은 타임아웃으로 경기가 늘어지는 상황을 방지했다.

모든 타임아웃을 ‘75초 타임아웃’으로 통일한 변화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90초 풀 타임아웃’과 ‘20초 타임아웃’이 혼재돼 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4쿼터 마지막 3분이 되면 남아 있는 ‘90초 풀 타임아웃’은 모두 ‘20초 타임아웃’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타임아웃 제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90초 풀 타임아웃’은 실제로는 100초, ‘20초 타임아웃’은 60초 정도의 시간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경기를 지나치게 늘어지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경기장의 타임아웃 종료 부저가 울린 뒤에도 곧바로 코트로 돌아오지 않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해왔다. 때문에 모든 타임아웃을 ‘75초 팀 타임아웃’으로 통일한 것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를 줄이겠다는 목적에 분명 부합하는 일이었다.

 

코치들은 여전히 적응 중, 하지만 경기 시간은 줄었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개막한 지 어느덧 3달이 넘게 흘렀다. 각 팀 지도자들은 여전히 달라진 타임아웃 규정에 적응 중이다. 전체 타임아웃 숫자가 줄어들고, 경기 막판에 사용할 수 있는 타임아웃도 2번에 불과하다. 전에 비해 타임아웃 사용에 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경기 흐름을 읽고 적재적소에 타임아웃을 쓰는 능력이 감독들에겐 더욱 중요해졌다.

타임아웃 규정이 바뀌면서 선수들 역시 체력 관리가 중요해졌다. 경기 중에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시간과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의 터런 루 감독은 시즌 초반 클리블랜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달라진 타임아웃 규정에 팀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사실 나는 잘 몰랐다. 그런데 선수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을 이야기하더라. 타임아웃이 줄어드니 선수들이 휴식 없이 뛰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루 감독의 말이다.

타임아웃 규정 변화를 인식하는 태도는 감독마다 조금씩 다르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빌리 도너번 감독은 “어차피 모든 팀이 똑같은 규정 아래에서 뛴다. 우리 팀은 타임아웃이 줄어들고 상대 팀은 타임아웃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스캇 브룩스 감독 역시 “경기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적다”고 했고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NBA 감독들은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누구도 타임아웃 규정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보스턴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타임아웃 규정 변화가 경기에 분명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벤치 자원 로테이션에서 어떤 영향이 생길지 궁금하다. 타임아웃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기가 잘 풀리는 팀은 코트에 있는 선수들로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건 선수 교체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막판에는 전에 비해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가 훨씬 많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타임아웃이 적기 때문이다. 타임아웃 없이 중요한 공격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기 때문에 2명 이상의 고-투 가이(go-to guy)를 데리고 있는 게 중요해질 수도 있다.”

지도자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적응하고 있지만, 타임아웃 규정 변화가 경기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주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일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2016-17 시즌에 2시간 15분이었던 NBA 평균 경기 시간은 2017-18 시즌 들어 2시간 11분까지 줄어들었다. 한 때 NBA의 평균 경기 시간이 2시간 23분에 육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시간 11분은 굉장히 낮은 수치다.

물론 지난해 7월 실버 총재는 “현재 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에 만족하고 있다”라며 규정 변화의 주목적이 경기 시간 감소에 있지 않음을 강조했던 바 있다. 하지만 규정이 달라진 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변화는 결국 경기 시간 감소였고, 이로 인해 NBA는 팬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타임아웃 규정 변화가 리그에 미치는 영향은 시즌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 다시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는 모든 팀이 큰 어려움 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평균 경기 시간과 경기 막판의 지루한 상황이 줄어들면서 팬들의 마음도 붙잡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타임아웃 규정 변화는 대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센트럴, 권경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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