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라바 볼이 쏟아내는 망언의 역사(?)는 무려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타고난 사업가인지 혹은 정말 미치광이인지는 라바 볼 본인만 알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그가 펼치는 억지 주장들은 매번 화제의 중심에 선다. 이쯤 되면 라바 볼이 그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해왔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정리했다. 과연 라바 볼은 어떤 이야기들을 했을까? (주의: 읽다가 화가 나 책을 집어던지실 수도 있으니 각별한 유의 바랍니다)

* 본 기사는 루키더바스켓 1월호에 실린 기사를 수정 및 편집한 것입니다.

 

“론조 볼은 점프슛 능력이 더 뛰어난 매직 존슨이다.”

라바 볼이 본격적으로 극성 아버지로서의 활동 시작을 알린 인터뷰. 2016년 MaxPreps라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라바 볼은 론조 볼의 플레이가 어떤 선수와 비슷하냐는 질문에 “점퍼 능력이 더 뛰어난 매직 존슨”이라는 황당한 답을 내놨다. 매직 존슨이 누구던가. 올-타임 NO.1 포인트 가드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그의 이름이다. 그런데 라바 볼은 자신의 아들이 그런 존슨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라 이야기 한 것.

라바 볼은 “모두가 그건 좀 지나치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니다. 그를 보라. 그는 롱 패스를 마치 존슨처럼 해낸다. 슈팅 능력에서는 내 아들이 더 낫다”며 못말리는 아들 사랑에 시동을 걸었다. 이 인터뷰를 기점으로 볼 부자는 현지를 대표하는 매체인 SLAM지와도 인터뷰를 갖는 등 점차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NBA 무대에서 론조 볼의 점프슛 능력은 처참한 수준이다. 레이커스 소속으로 28경기에 나온 현재 론조 볼은 33.9%의 야투율, 27.5%의 3점슛 성공률과 더불어 48.7%의 한심한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내 세 아들은 모두 '원 앤 던'으로 NBA에 진출할 것”

라바 볼의 지독한 아들사랑은 장남 론조 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나머지 두 아들인 라멜로 볼과 리안젤로 볼 역시 대학 무대를 1년만 뛰고 NBA 무대에 뛰어들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나 라바 볼의 이 발언은 현지 매체인 USA 투데이가 선정한 ‘라바 볼의 기이한 주장 10선’ 중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 마디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론조 볼이 스테픈 커리보다 더 뛰어난 가드다.”

점입가경이다. 이번에는 현역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스테픈 커리를 건드렸다. 이 발언은 앞서 소개한 기이한 주장 10선 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라바 볼은 "론조가 르브론 제임스나 러셀 웨스트브룩을 1대1로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농구는 5대5 경기다. NBA는 1대1 또는 3대3 매치를 주관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이라면 론조가 그들을 능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CLA의 올-타임 득점 리더인 돈 맥클린은 라바 볼의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단정 지었다. CBS 스포츠의 카일 분 역시 “현재의 론조 볼이 어떤 형태의 농구로든 르브론이나 웨스트브룩을 이길 방법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론조 볼과 스테픈 커리는 11월 30일(이하 한국시간) 한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28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한 커리의 완승. 론조 볼도 15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은 달성했으나 역시 커리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한 경기 역시 골든스테이트의 127-123 승리로 끝났다. 

 

“10억 달러 정도면 적절할 것 같다.”

볼 삼형제의 스폰서십 계약금으로 어느 정도를 생각하는지에 대한 대답. 라바 볼은 이어 “일시불로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해마다 1억 달러씩, 10년 동안 지급하는 방식으로 융통이 이뤄지면 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억 달러는 원화로 약 1조 15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나이키, 언더아머, 아디다스 등 업계 3강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3년 르브론이 나이키와 10년 계약을 맺었을 때 금액이 9,000만 달러였다. '킹'이 10억 달러를 손에 쥔 건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NBA 역대 최고 스몰포워드로 올라선 2015년 여름이었다. 당시 르브론은 나이키와 10억 달러에 종신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액수를 NBA에 발도 들이지 않은 신인 측에서 요구한 셈이다. 

나이키, 언더아머, 아디다스와의 협상에 실패하자 라바 볼은 자신의 Big Baller Brand를 독자 출범시켰다. 이어 레이커스가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하자 그는 “이제 협상가는 30억 달러로 올라갔다”며 억지를 부렸다. 

 

“농구화는 바느질과 풀칠만 하면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자체 브랜드를 설립한 라바 볼은 론조 볼의 시그니처 슈즈인 ZO2의 가격으로 495달러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책정했다. 참고로 르브론 제임스의 최신 시그니처인 르브론 15의 가격이 185달러이다. 

라바 볼은 이러한 신발 가격에 대해 “난 우리 제품들이 그 정도 값어치를 한다고 본다. 내가 회사 사징이니, 제품 가격은 내가 책정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농구화 만드는게 대단한 일이 아니다. 바느질과 풀칠만 하면 땡이다. 무슨 과학 프로젝트도 아니고”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ZO2의 가격에 대해서는 ‘상징성’을 강조하며 적절한 가격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전성기 때 나와 마이클 조던이 1대1로 붙는다면, 내가 그를 박살냈을 것이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건드렸다. 라바 볼의 기이한 주장 1위에 해당하는 발언이다.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마이클 조던을 1대1로 이긴다는 주장을 한 라바 볼은 "내가 양손, 양방향으로 훅슛을 던지면 조던은 내게 파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1대1로 온전히 날 수비할 수 없다. 또 조던은 나만큼 빠르지도 않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지만 어차피 그의 말을 귀 담아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러한 라바 볼의 도발에 마이클 조던도 응답했다. 조던은 “내가 한 다리로 뛰어도 그는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가소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조던은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자랑스러워한다. 난 그걸 탓할 생각은 없다. 내 생각에 론조 볼은 좋은 선수가 될 잠재력이 있다. 다만 지금 당장 내가 라바 볼과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면 나는 그에게 입 닥치고 애들이 경기를 하도록 가만히 놔두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 아들들이 르브론의 아들들보다 미래에 더 성공할 것이다.”

건드려서는 안될 가족들까지 건드리고 있다. 현지 팟캐스트에 출연한 라바 볼은 “내 아들들이 르브론의 아들들보다 미래에 더 성공할 것”이라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어 그는 “르브론의 아들들은 아버지가 NBA에서 세워놓은 업적이 너무나도 크나큰 부담이 될 것이고, 이것이 그들의 성공을 힘들게 할 것이다”라고 저주에 가까운 말을 던졌다. 

라바 볼의 지나친 언행에 르브론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그의 브랜드, 아들들, 농구, 그리고 나에 대해서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꺼낸 르브론은 “그러나 내 가족 이야기는 여기서 빠져야 한다. 내 아이들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당신의 입에서 나와선 안될 것이다. 이건 한 아버지가 다른 아버지에게 하는 경고다”며 확실한 경고장을 날렸다. 

 

“백인 3명과 함께 뛰면 챔피언쉽을 따낼 수 없다.”

라바 볼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도 물의를 빚었다. 론조 볼이 뛰던 UCLA가 NCAA 챔피언을 따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라바 볼은 UCLA가 ‘Sweet 16’이라 불리는 3라운드에서 켄터키에 패하며 탈락하자 불만을 쏟아냈다. 

라바 볼은 “현실적으로 3명의 백인과 함께라면 챔피언쉽을 따낼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은 발이 너무 느리다. 나는 론조에게 ‘이 경기들에서 네가 30점이나 40점을 책임져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라바 볼이 언급한 3명의 백인은 브라이스 알포드, T.J 리프, 토마스 웰쉬다. 포브스의 브라이언 마지크는 이러한 볼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인종 차별 주의”라고 일침을 가했다. 

 

“레이커스가 론조 볼을 지명하면 당장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드래프트가 실시되기 전 라바 볼은 Lakers Nation의 라이언 워드와의 인터뷰에서 “레이커스가 론조 볼을 지명하면 당장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며 호언장담했다. 이어 그는 “매직 존슨은 데뷔 시즌에 우승했다. 마이클 조던은 7년 정도 걸렸다. 그러니까 론조는 7년 안에 우승해야 한다. 그게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바 볼의 이러한 호언장담과는 별개로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10승 18패의 성적으로 서부 컨퍼런스 11위에 머물고 있다.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았기에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지만 현재의 모습만 보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카이리 어빙은 엄마가 없는 것이 문제다. 론조 볼과 똑같지 않다.”

라바 볼의 계속되는 기행에 선수들도 하나둘씩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리차드 제퍼슨과 채닝 프라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한 카이리 어빙은 “라바, 미안하지만 당신은 론조가 가는 모든 곳을 따라다닐 수 없다. 그가 계속 성장하는 와중에 당신이 그의 삶의 모든 부분을 쫓아다닐 수 없다. 그는 19살이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론조가 론조답게 살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빙은 “누군가가 주목받는다는 것은 곧 표적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도 그런 일을 자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바 볼은 어빙의 진심어린 조언에 ‘패드립’으로 반응했다. Fox Sports의 Undisputed에 출연한 라바 볼은 “카이리, 너는 자식도 없는 주제에 뭘 안다고 내 아들에 참건이야?”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참고로 어빙에게는 2015년 출생한 외동딸인 아즈리 엘리자베스 어빙이 있다. 아즈리의 미들네임인 엘리자베스는 어빙이 4살일 때 사망한 어머니에게서 따온 이름이라고.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쪽은 라바 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라바 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그는 “카이리와 론조는 다른 상황에 있다. 나에게는 아내가 있고 다른 두 아들도 있다. 그러나 카이리는 그렇지 않다. 아마 그는 나와 론조같은 인간관계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우선 카이리는 엄마가 없는 것이 문제다. 거기서 뭔가의 차이가 발생한다. 론조는 집에 오면 항상 엄마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엠비드와 시몬스는 SNS를 때려치우고 연습이나 해라.”

이번에는 리그 최고의 SNS 중독자(?)와 맞붙었다. 먼저 전쟁을 선포한 쪽은 조엘 엠비드. 팀 동료인 벤 시몬스의 “라바 볼은 미쳤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엠비드는 “론조 볼에게 덩크를 먹여서 아빠가 뛰어나오게 만들자”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에 라바 볼은 “그들은 이기지도 못하고 플레이오프도 나가지 못했다. 거기다 코트에서 오랫동안 뛰지도 않는다. 그래서 트위터나 하면서 헛소리를 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다른 사람들은 연습하느라 바빠서 그러지 않는다. 그들은 경기에서 뛰지도 않고 허구한 날 다친다. 따라서 전체 선수 레벨 중 최하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SNS를 때려치우고 체육관에 가서 연습이나 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여기서 순순히 물러난다면 엠비드가 아니다. 얼마 후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켠 엠비드는 “라바 볼, 엿 먹어!”라고 이야기했고 리그는 그에게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엠비드는 “모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내가 이야기한 것뿐이다. 오히려 내가 그걸 이야기해서 기쁘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디애런 팍스는 론조에게 엮이려고 하는 녀석이다.”

NCAA에서 론조 볼과 상대한 캔터키대 출신 디애런 팍스는 39점을 퍼부으며 론조 볼을 압도한 바 있다. 당시 팍스는 “경기 내내 ‘Kill Mode’로 임했다”라는 인터뷰를 남겼는데 몇 달 후 SI와의 인터뷰에서 “라바 볼을 닥치게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을 추가했다. 

당연히 라바 볼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론조를 언급하지 않으면 디애런 팍스 이야기를 들을 일이 없다. 그가 뭘 했던간에 아무도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팍스와 그의 아빠는 우리에게 엮이려고 하는 것이다. 디애런 팍스는 한 시즌을 뛰었는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론조를 상대로 39점을 넣은 것밖에 없다. 론조와 엮이지 않는다면 아무도 디애런 팍스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사진 = 나이키 제공, CNN 영상 캡쳐,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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