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생각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그래서 고민이다. 시카고가 플레이오프 도전과 리빌딩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카고 불스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카고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기준으로 시즌 성적 17승 27패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12위에 올라 있다.

시즌 전체로 보면 분명 형편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12월 중순 이후를 살펴보면 얘기가 전혀 다르다.

시카고는 개막 첫 23경기에서 3승 20패를 기록하는 끔찍한 시즌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바비 포티스, 니콜라 미로티치가 차례로 복귀한 12월 중순부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후 21경기에서 시카고는 무려 14승 7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에 시카고는 3연승 세 차례, 7연승 한 차례를 기록했다. 이제는 동부지구의 어떤 팀도 시카고를 상대로 낙승을 장담할 수가 없다.

지난 14일 디트로이트전에서는 잭 라빈까지 복귀하면서 시카고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라빈은 복귀 후 2경기에서 평균 19.5분 출전해 16.0점 2.5리바운드 3.5어시스트 3점슛 2.5개를 기록하며 모두 팀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에서 기록한 야투율이 57.1%에 달할 정도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부상자가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면 시카고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현재 시카고와 8위권의 승차는 6경기. 적지 않은 승차이지만 시즌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추격은 물론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전력과 분위기다.

하지만 시카고 프런트는 선수들의 선전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당초 올시즌은 성적을 포기한 ‘탱킹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즌을 포기하더라도 2018년 드래프트에서 높은 지명권을 확보하고 FA 시장에서는 대어를 영입하는 것이 시카고의 목표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팀이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다소 계획이 꼬였다.

일단 상승세의 한 축인 니콜라 미로티치는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로티치 본인이 팀을 떠나길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시카고와 2년 재계약을 맺은 미로티치는 현지 날짜로 1월 15일이 되면서 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미로티치는 최근 시카고 프런트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자신이 바라는 트레이드 행선지를 알려줬다고 한다. 결국 미로티치 트레이드는 시간 문제라고 봐야 한다.

미로티치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면, 플레이오프 도전도 의미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로티치가 해온 역할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특히 미로티치가 이끄는 강력한 벤치 공격력은 최근 시카고 상승세의 핵심이었다. 미로티치가 없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이변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일까? 시카고는 미로티치 트레이드의 대가로 즉시전력감이 아닌 1라운드 지명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이 아닌 리빌딩 쪽으로 시카고의 마음이 여전히 기울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민스럽지만 어쨌든 시카고는 리빌딩 노선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최근 예상 밖의 선전으로 선택의 갈림길에 선 시카고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카고에게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한국 기준으로 오는 2월 8일 오후 5시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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