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분위기 반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두 팀이 만난다. 순위표 맨 아래에 자리한 하나은행과 KDB생명의 대결이다. 부천 KEB하나은행과 구리 KDB생명 위너스는 1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신한은행 2017-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신한은행, 삼성생명과 꾸준히 3위 경쟁을 펼치던 하나은행은 지난 4라운드에서 2승 3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른 두 팀이 나란히 3승을 수확했고 3위와 2경기차로 멀어졌다. 물고 물리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은 위험하다.

한편, 총체적 난국에 빠진 KDB생명은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

7연패에 빠지며 단독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패배가 익숙한 상황에 내몰리며 순위 경쟁에서 소외되고 있다.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연패를 탈출하는 게 급선무다.

1R 부천 KEB하나은행 59-66 구리 KDB생명 위너스 (구리)
2R 부천 KEB하나은행 78-82 구리 KDB생명 위너스 (부천)
3R 부천 KEB하나은행 65-61 구리 KDB생명 위너스 (구리)
4R 부천 KEB하나은행 74-50 구리 KDB생명 위너스 (부천)
양 팀 2승 2패 동률

강이슬 4G 32:35 16.5점(3점슛 9/26) 3.5리바운드 2.8어시스트
이사벨 해리슨 4G 27:20 14.3점 10.3리바운드 
자즈몬 과트미 4G 18:06 8.5점(3점슛 3/8) 5.8리바운드
백지은 4G 26:10 8.0점(3점슛 5/10) 5.0리바운드
김단비 4G 23:43 6.3점(3점슛 2/6) 3.0리바운드
염윤아 4G 21:18 5.3점 3.0리바운드 2.5어시스트(이상 하나은행)
구슬 3G 30:21 11.3점(3점슛 8/15) 3.3리바운드
한채진 4G 33:12 9.5점(3점슛 4/14) 6.0리바운드 3.5어시스트
김소담 4G 26:13 6.0점 5.0리바운드 
샨테 블랙 4G 16:17 5.5점 4.8리바운드
아이샤 서덜랜드 2G 20:33 4.5점 3.5리바운드
진안 3G 11:01 4.7점 3.0리바운드
김시온 4G 13:13 2.8점 
노현지 3G 17:53 1.7점(3점슛 1/8) 2.7리바운드(이상 KDB생명)

하나은행, 기복 없는 집중력 절실
WKBL에서 가장 젊은 팀인 하나은행은 올 시즌 패기를 앞세워 겁 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지만 널 뛰는 듯 한 경기력 기복이 고민이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첫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93-64로 대파했던 하나은행은 다음 경기에서 비록 우리은행에게 패했지만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짜임새가 더 좋아졌고 이사벨 해리슨을 활용하는 팀 플레이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17점차의 대패를 당했다. 이후 단 하루밖에 쉬지 못했음에도 KDB생명을 74-5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 싶었지만 다시 KB에게 56-77로 무너졌다.

특히 10일 벌어졌던 KB와의 경기는 아쉬움이 컸다.

올 시즌 KB와의 경기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높이의 약점을 극복하는 투지를 선보였던 하나은행은 다미리스 단타스와 강아정이 결장한 KB를 상대로 상당한 기대 속에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 초반 10점차의 리드를 잡았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바로 역전을 당했고, 이후 단 한 순간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며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무리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KB와의 경기였지만 중심 선수 2명이 빠진 상대에게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고 무너져 버린 패배에는 아쉬움이 컸다.

하나은행으로서는 KB전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사실 13일 벌어지는 KDB생명과의 경기도 하나은행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주축 선수의 줄부상과 기대 이하의 외국인 선수로 인해 시즌 내내 삐걱거리던 KDB생명은 결국 김영주 감독이 자진사퇴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팀의 유일한 코칭스태프인 박영진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으며 팀의 전체적인 운영과 훈련, 전술은 물론 퓨처스리그까지 전부 책임진다. 총체적 난국이다.

다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상대를 제대로 압도하지 못하고 미숙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하나은행의 약점 중 하나. 따라서 하나은행은 13일 경기에서 초반부터 집중력을 유지하고 확실하게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

KDB생명과의 지난 4차례 맞대결에서 2승 2패를 기록 중인 하나은행은 상대의 주얼 로이드가 전력에서 이탈한 후로는 패한 적이 없다. 2패 뒤 2연승이다.

강이슬은 내외곽에서 확실한 공격적인 강점을 가져갈 수 있고, 무엇보다 해리슨의 존재감이 달라졌다는 게 고무적. 

지난 KB전에서는 답답한 모습이 있었지만 KDB생명과의 경기까지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매치업에서 우위를 지킬 경우 하나은행은 국내 선수 맞대결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1주일 전인 지난 6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장소와 시간은 물론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KDB생명의 여건은 그때보다 나을 게 없다. 

이 경기를 마치고 하루의 휴식 후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 하나은행으로서는 최대한 다음 경기까지 감안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KDB생명,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KDB생명은 이보다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호전의 기미나 반전의 기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김영주 감독이 사퇴한 후 첫 경기였던 지난 11일 신한은행 전에는 샨테 블랙과 김시온도 결장했다. 힘든 상황에서 한채진이 3점슛 5개 포함 23점을 득점하는 투혼을 보였지만 넘을 수 없는 한계는 명확했다. 

KDB생명과 맞선 신한은행 역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4쿼터 한때 5점까지 점수차가 좁혀졌지만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일찍부터 백업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했다. KDB생명으로서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지만 극복하기에 벌어진 전력차가 너무나 컸다.

13일 하나은행과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KDB생명은 현재 부상병동이다. 조은주와 이경은은 큰 부상으로 올 시즌 복귀가 불가능하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던 홍소리까지, 올 시즌에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 된 선수가 3명이다. 1라운드에 선발한 외국인 선수 주얼 로이드 역시 부상으로 돌아갔다.

부상의 악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달 29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구슬의 회복은 더디다. 샨테 블랙 역시 엉덩이 근육 쪽의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 경기에 결장했다. 박영진 KDB생명 감독 대행은 11일 경기를 앞두고 “오늘 뿐 아니라 당분간은 경기에 나서기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KDB생명은 올 시즌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두 번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유일하게 상대전적 5할을 유지하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승리를 이끌었던 주역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한채진만 남았다.

심지어 13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가용인원 중 하나은행을 상대로 올 시즌 평균 10점 이상의 득점을 올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한채진의 분전과 하나은행 전에서 유독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현지의 외곽포 부활, 그리고 아이샤 서덜랜드가 어떻게는 ‘외국인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지난 경기 한때 40점이나 뒤졌던 수모를 갚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뜻밖의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비 집중과 견제가 쉽고, 분위기가 떨어진 가운데 패기만으로 맞서기에는 기본적인 전력 자체가 너무 차이를 보인다는 부분이 절대적인 어려움이다.

우선은 경기 결과보다 그동안 ‘자라지 않는 유망주’의 범주에 묶여 있던 선수들이 주력 멤버들의 줄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자리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과 이들의 겁 없는 도전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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