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지난 주 최고의 활약을 보인 팀은 KGC인삼공사와 현대모비스 두 구단이다. 두 팀은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12월 들어 약속이나 한 듯 잇단 연승으로 약진해 어느덧 선두권까지 넘보는 위치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2년차 센터 이종현이 든든히 골밑을 지켜주는 가운데 최근 6연승을 달리며 15승 11패로 5위까지 올랐다. 외곽 타입의 두 외국선수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유재학 감독으로서는 이런 이종현의 성장이 반갑기만 하다. 

KGC인삼공사 역시 지난 주 3연승을 포함해 최근 8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16승 10패로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KGC인삼공사가 이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큐제이 피터슨을 포함한 외곽 선수들의 공격과 수비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든든한 골밑 지킴이 이종현
*이종현 주간 기록 일지 
12월 21일 SK 전 : 12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 2점슛 성공률 50%(3/6)
12월 23일 KCC 전 : 26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 2점슛 성공률 45%(10/22)

현대모비스의 두 외국선수인 레이션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전형적인 외곽 타입이다. 우직하게 골밑을 지키기 보다는 외곽에서의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들. 선수의 장점을 살려주는 유재학 감독 역시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골밑을 지키기보다는 자신 있는 외곽 플레이를 하게끔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서 이종현의 중요성이 커졌다. 높이의 종목인 농구에서 제공권은 꼭 지켜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현대모비스의 선수 구성상 이종현이 골밑에서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고 궂은일을 많이 해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개막 초반만 하더라도 상대팀의 외국선수 빅맨들이나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등 국내 빅맨들과의 매치업에서도 어려움을 보였던 이종현이지만 최근 들어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경기가 23일 KCC 전이다.

KCC는 221cm의 하승진을 비롯해 찰스 로드와 안드레 에밋 등이 버티고 있어 KBL 10개 구단 중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팀. 이런 팀을 상대로 이종현은 팀 최다인 26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 기록을 세우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이전 경기까지 경기당 평균 득점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해졌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 

최근 이종현은 수비와 리바운드 외에도 신무기인 ‘훅슛’을 장착해 공격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이종현의 성장이 그 어떤 것보다 반가운 명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전과 달라진 이종현이 앞으로 현대모비스의 연승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GC의 속공 농구 적응 끝낸 큐제이 피터슨
*피터슨 주간 기록 일지 
12월 19일 SK 전 : 18득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5%(5/11)
12월 22일 전자랜드 전 : 10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블록 2점슛 성공률 50%(3/6) 3점슛 성공률 25%(1/4)
12월 24일 삼성 전 : 8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점슛 성공률 33%(2/6) 3점슛 성공률 25%(1/4)

김승기 감독이 마이클 이페브라를 보내고 교체선수로 큐제이 피터슨을 데려온 이유는 지난 시즌 키퍼 사익스와 같이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서 빠른 속공 전개 및 외곽 압박 수비를 해주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낯선 한국 무대였기 때문인지 초반의 플레이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몸도 안 되어 있었고 팀원들과의 조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터슨의 외곽 플레이가 어우러지지 못하면서 KGC인삼공사 역시 계속된 연패에 순위가 추락할 수밖에 없았다. 

그랬던 피터슨이 근래 들어 달라졌다. 19일 안양 홈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피터슨은 3점슛을 무려 5개나 꽂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나치게 볼을 오래 끈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정교한 슈팅으로 이런 점을 상쇄했다. 

김승기 감독 역시 SK 전 이후 “존 디펜스를 깨는 패턴에 대해서 정확히 못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지만 슛이 너무 잘 들어갔다. 다른 걸 다 만회했다"며 아쉬움과 동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여전히 무리해서 던지는 게 나온다. 슛이 몇 개 들어가면 흥분한다. 그걸 자제하면 더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안정된 골밑과 비교해 득점이 터지지 않는 외곽 때문에 고생했던 팀이다. 최근 팀의 상승세 역시 피터슨을 비롯해 전성현과 강병현 등 외곽 자원들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맞물린 결과다. 그런 점에서 피터슨이 앞으로 얼마만큼 외곽에서 중심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KGC인삼공사의 순위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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