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김영현 기자] 삼성이 ‘간판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치골염으로 빠진 상황에서 전자랜드를 꺾고 2연승에 성공했다. 수비가 가져온 연승이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 98-91로 이겼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연승뿐만 아니라, 전자랜드전 원정 6연승에 성공하며 12승 12패로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시즌 중반 라틀리프의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전 라틀리프의 상태에 관해 “걸어 다니긴 한데, 힘을 쓰질 못한다. 초음파나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회복 정도로는 5~6주 정도로 재활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라틀리프 체제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만큼, 팀의 공수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큰 틀을 바꾸기보다, 비슷한 시스템의 농구를 가져가고자 라틀리프의 교체 외인으로 스코어러형 외인을 영입하지 않고, 수비와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는 칼 홀을 데려왔다.

홀은 KCC와의 경기서 KBL 데뷔전을 치렀는데, 하승진을 상대로 피벗에 이은 골밑 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으나, 기본적으로 슛 거리가 짧아 공격에서 많은 옵션을 가져가긴 어렵다. 또 스피드가 느려 마키스 커밍스와 속공에서 시너지를 내기도 힘들다.

때문에 삼성은 그간 외인이 동시에 뛰는 2, 3쿼터에 효과를 봤던 얼리 오펜스를 버리고, 템포 바스켓을 택했다. 하지만 급히 바꾼 시스템 역시 명쾌한 해답이 되진 못했다.

이에 삼성이 택한 방법은 디펜스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지난 16일 LG전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LG 모든 공격의 시발점이 포인트가드 김시래인 것을 고려해 김시래가 2대2 게임을 할 때 순간적으로 도움수비를 가며 압박했는데, 이 수비가 성공을 거둬 승리를 챙겼다.

이날 전자랜드전 역시 승기를 가져온 건 수비였다. 양 팀 모두 공격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던 상황에서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기고서부터 삼성이 공격에서의 활로를 찾았다.

전자랜드 역시 2대2 빈도가 높은 팀이므로, 앞선에서 스크린을 걸 때 공을 가진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도움수비를 가는 식으로 압박했는데 이 수비가 통했다.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스틸에 이은 속공 3개를 성공하며 순식간에 48-43, 5점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김태술이 노련하게 박찬희의 패스 길을 읽어내 스틸에 성공했고, 조쉬 셀비를 막던 이관희도 연달아 스틸에 성공하며 전자랜드의 공격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빠진 상황에서 얼리 오펜스의 강점을 살리기가 어려워졌지만, 수비를 강화하며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으로 공격에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수비에서의 키맨이 없어 매 시즌 수비력에 약점을 보였지만, 반대로 올 시즌에는 수비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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