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르브론 제임스가 마이클 조던을 제쳤을지도 모른다”

시카고의 전설 스카티 피펜이 ‘조던-르브론 논쟁’에 또 다시 불을 지폈다.

스카티 피펜은 15일(이하 한국시간) ESPN의 토크쇼 ‘FIRST TAKE’에 출연해 르브론 제임스의 커리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피펜은 마이클 조던과 함께 1990년대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조던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봐 왔으며, 자신도 올스타와 올-NBA 팀에 7회씩 선정된 전설이다. 올-NBA 디펜시브 팀에만 10번 선정된 역대 최고 스몰포워드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퍼스트 8회, 세컨드 2회) 피펜의 등번호 33번은 마이클 조던의 23번과 함께 시카고에서 영구결번됐다. 그는 조던과 6번의 우승을 합작했다.

이날 피펜은 “르브론 제임스가 마이클 조던을 얼마나 따라잡은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피펜은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르브론은 지금 바로 거기(조던의 위치)에 있다”라고 대답해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서 피펜은 “르브론은 MVP 수상 횟수에서 절대 조던을 따라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며 “하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르브론은 조던의 위치에 있다. 르브론의 득점 말고도 어시스트, 리바운드 기록을 보아라. 어쩌면 르브론은 이미 조던을 제쳤을지도 모른다”라는 폭탄 발언(?)을 해 패널들을 흥분케 했다.

올시즌 르브론은 평균 28.2점 8.2리바운드 9.0어시스트 1.4스틸 1.1블록슛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58.2%, 3점슛 성공률은 42.2%에 육박한다. 33살의 나이에도 제임스 하든과 함께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중이다.

르브론은 현재 올스타와 올-NBA 팀에 모두 13년 연속 선정된 현역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올-NBA 퍼스트 팀은 2008년부터 빠짐없이 선정되고 있고 정규시즌 MVP를 4번이나 수상했다. 현재까지 통산 29,576득점을 기록 중인 르브론은 이 부문 역대 9위에 올라 있고 향후 순위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산 어시스트 역시 12위에 오르는 등 다양한 기록에서 역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의 업적이 워낙 대단하다. NBA에서 선수의 커리어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우승 횟수에서 조던은 르브론보다 앞선다. 조던이 6회로 르브론(3회)보다 2배 많다. 조던이 파이널에서 단 한 번도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는 사실도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르브론은 파이널 무대를 8번 밟았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3번(2012, 2013, 2016)뿐이다. 조던은 6번 파이널에 진출해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개인 수상 기록 역시 조던이 앞선다. 조던은 5번의 정규시즌 MVP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득점왕만 10번, 스틸왕만 3번 오른 선수이기도 하다. 올-NBA 퍼스트 팀 입성 횟수는 10회로 르브론(11회)에 추월당했으나, 올-NBA 디펜시브 퍼스트 팀만 무려 9차례 선정되고 올해의 수비수에도 한 차례 선정되는 등(1988년) 역대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궁극의 공수 겸장으로 꼽히고 있다. 르브론이 대단한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음에도 아직 조던은 제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다.

때문에 피펜의 이번 발언은 많은 NBA 팬들에게 놀라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피펜은 지난 5월에는 역대 선수 랭킹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르브론 제임스보다 위에 두겠다고 말했던 적도 있다. 코비까지 조던보다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면, 피펜은 7개월 만에 르브론에 대한 생각을 바꾼 셈이 된다. 즉 르브론의 커리어가 더 이상 코비보다 아래에 있지 않으며, 심지어 역대 최고로 꼽히는 조던까지 제쳤다고 보는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와 마이클 조던의 비교는 르브론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다.

2016년 여름 르브론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시카고의 유령(마이클 조던)을 쫓고 있다”며 자신의 커리어 최종 목표가 마이클 조던임을 밝힌 적도 있었다. 피펜의 이번 발언으로 NBA가 또 한 번 시끌벅적해질 전망이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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