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삼성이 라틀리프의 부상 공백이라는 암초를 만나 3연패에 빠진 가운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곽에서의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간판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가 좌측 치골염으로 인해 3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돼 시즌 중반 크나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준일과 임동섭이 상무에 입대해 높이가 약해진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던 라틀리프까지 빠져 골밑에 약점이 커졌다. 선수층도 얇아 스몰라인업으로 변화를 주기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라틀리프의 부상 대체로 영입한 칼 홀(196cm)이 KBL 데뷔전에서 팀이 바라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해줬다는 점이다. 홀은 12일 전주 KCC 이지스전에서 24분 50초 동안 13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줬다.

일본에서 비자 발급을 받아야 해서 팀 패턴을 한 번밖에 맞춰보지 못했던 탓에 실책도 나왔지만,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가담하며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해줬다. 슛 거리는 짧지만, 하승진을 상대로 피벗에 이은 골밑 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합류한 홀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할 순 없다. 첫 경기에서처럼 수비와 리바운드에만 적극적으로 가담해줘도, 높이가 약해진 삼성에게는 큰 도움이다.

결국, 연패 탈출의 키를 쥔 건 국내선수들이다. 지난 KCC전에서 외국선수 마키스 커밍스와 홀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특히 외곽에서의 지원 사격이 되지 않았다. 이날 22개의 3점슛을 시도해 5개를 넣었고, 23%의 저조한 성공률을 기록했다.

외곽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데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지난 11월 30일부터 6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체력이 떨어졌고, 지옥의 원정 10연전이 시작돼 부산과 전주를 오가며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또 라틀리프의 공백으로 기존에 맞췄던 팀의 밸런스가 깨졌다는 것도 그 요인 중 하나다.

삼성은 라틀리프를 영입한 후 매 시즌 강력한 골밑과 달리, 외곽에서 지원이 되지 않아 고민하곤 했다. 올 시즌에도 3점슛 시도 횟수가 373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어 그 고민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하지만 성공률 면에서는 37%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때문에 외곽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외곽에서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 과연 삼성은 14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모비스전에서 지긋한 3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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