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최기창 기자]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더니 벌써 20년이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허윤자는 1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29분 49초 동안 3점슛 2개 포함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허윤자의 활약 속에 하나은행을 90-81로 꺾은 삼성생명은 6승 8패가 됐고, 3위 신한은행을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허윤자는 “오랜만에 뛰는 경기였다. 무엇을 하기보다 기존에 뛰었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더 많이 움직이려고 했고, 찬스 때 주춤거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경기를 돌아본 뒤 “운이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팀이 어려움을 겪던 3쿼터에 맹활약했다. 골밑 득점과 자유투로 추격을 뿌리치는 데 기여했다. 

4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사벨 해리슨의 출장 정지 징계로 상대의 유일한 외국인 선수였던 자즈몬 과트미를 5반칙으로 퇴장시킨 것도 허윤자였다. 허윤자의 노련함이 빛난 순간이다.

임근배 감독도 허윤자를 칭찬했다. “(배)혜윤이의 몸 상태와 리듬이 좋지 않았다. (허)윤자는 항상 믿는 선수”라고 말했다.

허윤자는 “사실 뛰면서 정신이 없었다. 매치업을 한 선수 중에 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따라다니면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 부분을 오히려 역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979년생인 그는 WKBL 현역 최고령이다. 1998년 신세계에 입단한 뒤 약 20년 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 눈에 띄는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성실함을 무기로 매 시즌 선수 생활을 했다. 특히 임근배 감독 부임 후에는 3점슛까지 장착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허윤자는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언급했다. 또 “나는 대선배들처럼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묵묵히 성실하게 하려고 했다. 선수라면 감독님의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 하루하루, 매년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욕심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번 시즌에 꼭 500경기를 달성하고 싶다.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온 만큼 그 정도면 충분하다”며 웃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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