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분위기가 사뭇 다른 두 팀이 만난다. 부천 KEB하나은행과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1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연승을 달리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승리하면 단독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다만 지난 8일 KB와의 경기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주득점원인 이사벨 해리슨의 최근 활약이 부족해 걱정이다. 강이슬 이외의 선수 중 공격을 담당할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리슨의 부진은 하나은행에 큰 근심거리가 됐다.

1R 아산 우리은행 위비 74-69 부천 KEB하나은행 (부천)
2R 아산 우리은행 위비 70-57 부천 KEB하나은행 (아산)
우리은행 2승 우위

강이슬 2G 35:25 15.5점(3점슛 6/9) 7.5리바운드 
자즈몬 과트미 2G 25:16 16.5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백지은 2G 27:22 9점(3점슛 1/5) 4리바운드 
이사벨 해리슨 2G 24:44 12점 (이상 하나은행)
김정은 2G 32:55 16.5점(3점슛 3/12) 7리바운드 2.5어시스트 
박혜진 2G 36:35 16점(3점슛 4/16) 7리바운드 6.5어시스트 
나탈리 어천와 2G 29:45 20점 9리바운드 2스틸
임영희 2G 31:10 9.5점(3점슛 1/8) 6리바운드 3.5어시스트 (이상 우리은행)

'1순위 위용' 찾아야 할 이사벨 해리슨
4연패에 빠져있던 하나은행은 지난 7일 KDB생명을 65-61로 꺾고 마침내 승리했다. 이날 강이슬이 23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최근 외국인 선수인 이사벨 해리슨이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현재 12경기에서 평균 13.9점 11.1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해리슨의 최근 활약은 기대에 못미친다. 수치상으로 그리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1라운드에 선발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비교하면 웃을 수 없는 성적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선수임을 감안 하면 더욱 그렇다.

해리슨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1일 KB전에서는 박지수-다미리스 단타스를 상대로 25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이다. 

해리슨은 7일 KDB생명전에서 8점 9리바운드에 그쳤다. 특히 이날 야투 성공률이 30%(3/10)에 그쳤다. 4일 KB전에서도 마찬가지. 7점 10리바운드를 올리는데 머물렀다. 지난 두 경기에서 소화한 시간은 평균 28분 59초. 득점을 책임져야 할 첫 번째 외국인 선수의 기록으로 보기에 부족한 이유다. 

이환우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에 너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고 분석한 뒤 “훈련 조절을 하고 있는데도 체력이 벌써 떨어진 느낌을 받는다. 연습 때 호흡이 아직 맞지 않는데도 훈련을 마냥 늘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환우 감독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 이어 “홍삼을 먹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10일 경기에서 해리슨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이날 국내 선수 매치업에서 우리은행에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이 없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임영희-김정은 모두가 공격에 나설 수 있지만, 하나은행은 강이슬을 제외하면 이번 시즌 평균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국내 선수가 없기 때문.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팀 내 비중이 상대보다 더욱 크다는 의미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최근 데스티니 윌리엄스를 영입하면서 높이를 보강한 상황. 힘이 좋은 윌리엄스와 나탈리 어천와를 해리슨이 번갈아 상대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결국 해리슨의 골밑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초반부터 해리슨이 상대에 고전한다면, 경기 시작과 동시에 우리은행에 주도권을 내어준 채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 

제 모습 찾은 우리은행, 문제는 체력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교체로 홍역을 앓았던 우리은행은 시즌 중반을 맞이한 현재 서서히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단독 1위였던 KB를 76-71로 꺾고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우리은행의 위력을 재차 확인한 경기였다. 전반 한때 17점 차 리드를 당했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벤치 멤버로 경기에 나선 박태은이 2쿼터, 3점슛 2개 포함 8점을 득점하며 경기 분위기를 바꿨고, 승부처였던 후반에는 박혜진과 김정은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에 나선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

다만 10일 경기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기본적으로 다른 팀보다 체력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10일, 올 시즌 처음으로 하루 휴식 후 경기를 치르게 된다.

게다가 지난 8일, KB와의 경기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많은 체력을 소모했다. 평균 출전시간이 38분에 육박하는 박혜진은 이날도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올 시즌 6번째 풀타임 출전이다. 

김정은도 37분 출장했고, 임영희와 나탈리 어천와가 각각 34분 35초와 31분 25초를 코트에서 보냈다. 

하나은행은 주전 매치업에서는 열세를 보이지만 가용인원의 폭은 우리은행보다 넓다. 선수 평균 연령도 우리은행보다 낮다.

따라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며 적극적인 수비로 우리은행을 괴롭힐 수 있다. 1라운드 맞대결 때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달라붙은 하나은행에게 고전한 우리은행은 거의 경기를 잃을 뻔 했다.

1-2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모두 김정은이었다. 10점차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던 1라운드 대결에서 결정적인 3점슛과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을 성공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고 2라운드에는 23점 6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선수 중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선수도 김정은이다. 박혜진-임영희와 함께 올 시즌 우리은행의 핵심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힌 김정은은 KB전에서 박지수를 전담 수비했고, 공격 때에는 자신을 막으러 나오는 외국인 선수 다미리스 단타스, 모니크 커리와 혈전을 벌였다.

그런 가운데에도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른 경기보다 몇 배는 체력 소모가 많았을 김정은이다.

우리은행의 주전급 선수들이 체력전에 익숙한 반면 김정은은 이러한 시즌을 올해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정은이 지난 맞대결, 혹은 8일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우리은행으로서는 경기 막판 체력과 집중력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태은, 최은실, 이은혜, 이선영 등 식스맨의 활약이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데스티니 윌리엄스가 어천와에게 쏠린 부담을 어느 정도 줄여줄지도 큰 관심사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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