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구리, 최기창 기자] 500스틸의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한채진은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한채진은 9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16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한채진의 활약 속에 삼성생명을 74-68로 꺾은 KDB생명은 4승 9패를 기록했다. 5위 하나은행과의 차이도 반 경기로 줄였다.

이날 그는 경기 시작 약 5분 만에 이민지로부터 스틸을 기록했다. 통산 500스틸을 기록한 순간이다. WKBL 역대 7번째 기록이다. 현역 선수 중에는 가장 많다. WKBL 통산 스틸 1위는 이미선(현 삼성생명 코치)이 기록한 1107개다. 

한채진은 “다친 선수들이 많아 시작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들과 같이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자기 역할을 정말 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샤 서덜랜드가 오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함께 신나게 농구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또 “지금까지 기록을 의식하거나 몸을 사리면서 농구한 적은 없다”고 말한 그는 “오늘 매니저가 경기 전에 꼭 전반에 스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마침 공이 딱 내 앞으로 왔다. 순간 어이없게 공을 빼앗게 돼서 웃음이 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많이 기뻐하지는 않았다. 팀 내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전열을 이탈한 조은주를 비롯해 이경은, 노현지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채진은 “책임감이 훨씬 커졌다”고 고백했다. 또 “후배들은 경험이 많지 않지만, 함께 뛰면서 후배들한테 힘을 많이 얻는다”고 설명했다.

“지금 팀이 힘든 상황이다. 후배들이 오늘처럼 경기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그는 “오늘 경기처럼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돕겠다. 서로 손발을 다지 잘 맞춰서 꼭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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