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유상열 기자] 리빌딩 중인 피닉스 선즈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SPN.com은 28일(한국시간) 피닉스의 센터 알렉스 렌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경기에 출전해 경쟁하고 싶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팀을 돕지 못할 때마다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렌은 기존에 타이슨 챈들러와 출전 시간을 나눠 갖고 있었는데,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그렉 먼로까지 로테이션에 합류하며 출전 시간을 잃고 말았다. 최근 3경기 중 2경기에서 단 1초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리빌딩’, 그리고 ‘유망주 육성’을 외치는 피닉스에서 2013년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뽑힌 빅맨이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피닉스의 제이 트리아노 감독은 렌의 고민을 이해했다. 그는 “(렌에게) 출전 시간을 주기 어렵다. 렌보다 출전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베테랑 빅맨들이 많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점에 도달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피닉스 로스터에서 빅맨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총 7명이다. 챈들러, 렌, 먼로, 마퀴스 크리스, 조쉬 잭슨, 드라간 벤더, 그리고 알렉 피터스까지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다. 

2라운드 54순위 루키인 피터스를 제외하면 모두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거나, 지명순위가 높은 유망주들뿐이다. 한마디로, 출전시간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선수 6명이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감독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이유는 뭘까. 서로 간의 서열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한 명이 확실한 주전이라는 인식이 없고, 다 고만고만한 레벨에서 경쟁하고 있다. 

애초에 유망주들의 멘토 역할을 기대했던 챈들러는 부상이 잦은 데다 기량 하락으로 인해 리더로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먼로는 그를 원해서 데려왔다기보다는 에릭 블렛소를 처분하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영입 이후 곧바로 타 팀으로의 이적 혹은 방출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로스터에 속해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피닉스가 최근에 높은 순위로 지명한 유망주들인데, 누구 하나 치고 나오는 선수가 없다.

사정이 이러면 구단에서는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피닉스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은 감독 경질 이외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적은 출전 시간에 불만이 쌓이고, 유망주들은 유망주대로 성장을 하지 못해 불만이 쌓인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이 자유계약 선수(FA)가 되었을 때, 피닉스와의 재계약을 우선순위로 할지도 의문.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선수들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구단 또한 살아남기 힘든 것이 오늘날의 NBA다. 

피닉스가 오랜 기간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것은 여러 가지 불운이 겹치기도 했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매정하게 내치거나 그들 스스로 팀을 떠난 탓이 크다. 피닉스가 교통정리를 통해 선수들의 신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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