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동철 칼럼니스트] 지난주의 가장 큰 관심사는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2라운드 맞대결이었다. 더블 포스트의 위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KB와 개막 2연패를 딛고 내리 5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반 게임 차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KB는 1라운드에서 강아정 없이도 우리은행을 꺾으며 자신감을 키운 터라 2라운드에서 이기게 되면 초반의 리그 순위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KB에게 1라운드 패배를 설욕하게 되면 시즌 첫 두 경기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였을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

결국 웃은 쪽은 KB였다. 3쿼터에 점수차이를 벌렸다가 4쿼터에 추격을 당했지만 1라운드 맞대결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시 우리은행을 밀어내고 승리를 거뒀다. 1위 자리도 유지했다. 그래서 지난 주 비록 한 경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최고의 선수들은 KB에서 선택했다.

‘든든한 주장’ 강아정, ‘흔들림 없는 꾸준함’ 단타스
*기록 일지 (11월 24일 우리은행 전)
강아정 36:27 5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다미리스 단타스 30:22 17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현재 KB는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역할을 다 잘해주고 있다. 박지수의 포스트 위력은 여전하고 기복이 있던 김보미는 안정감을 갖췄다. 심성영도 중요할 때 자기 역할을 해주고 주전급으로 도약한 김진영도 수비에서의 활약이 좋다. 지난 주 우리은행을 잡으며 KB는 결국 7승 2패로 단독 선두자리를 지켰다.

24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강아정은 단 5점을 득점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처음으로 10점 이하의 득점을 기록했다. 36분 이상을 뛰면서 슛 시도가 3번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극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팀의 주장이자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다독거리며 이끄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허리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록이 예년보다 특출하지는 않지만 모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하도록 코트 위에서 리더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수비적인 부분도 충실하고 투지 역시 좋다.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도 강아정은 상대가 14점차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3점차로 좁혔던 종료 2분 전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했다. 단 5점에 그쳤고 장점인 3점슛은 1개였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한 방을 해줬다.

강아정의 이런 역할은 팀이 1위를 질주하는 데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KB의 경기를 보면 선수 전체가 자신감이 높고 분위기도 좋아 보인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사실 크게 돋보인 주인공은 없었다. 엘리사 토마스(삼성생명)의 복귀가 그나마 가장 솔깃했던 소식이었다. 그런 면에서 개막 후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미리스 단타스가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다고 본다.

단타스의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득점은 15점.  플레이에 기복이 없다. 개막전 20-20(29점 21리바운드)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이후 꾸준하다. 득점(22.2점), 리바운드(12.8개) 모두 3위에 올라있지만 기록의 편차가 크지 않다. 어떤 상황이든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박지수가 KB의 수많은 강점들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라면 단타스는 그 강점들을 확실한 무기로 만들어 준 선수다. 

살아나는 김단비, 알렉산더의 분전
이 외에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신한은행의 김단비였다.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의 김단비는 조금 김단비 답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는 김단비 고유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득점과 득점 외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말들이 나오는데 김단비는 역시 어느 정도 득점을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본다. 팀플레이를 하면서도 자기 공격은 해줘야 하는 데 그 중심을 잡지 못했다. 볼 소유 시간이 적을 때도 있었고, 볼을 오래 소유할 때도 소극적이었다.

신한은행은 확실한 자신들만의 팀 컬러를 구축해가고 있다. 각자 선수들의 역할이 있는 가운데 공격의 중심이 카일라 쏜튼 쪽으로 기운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김단비의 역할이 중요하다.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신한은행 선수 중 코트에서 가장 신뢰를 줄 수 있는 선수는 역시 김단비다.

한편 외국인 선수 카일라 알렉산더의 분전도 인상 깊었다. 토마스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삼성생명은 토마스 없이 치른 3경기를 모두 패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결과. 하지만 적어도 알렉산더 만은 이전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

알렉산더는 토마스 없는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을 보여준 느낌이다. 한계는 드러났지만 그 이상으 투혼을 보였다. 비록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알렉산더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외국인 선수 1명이 모자랐던 3쿼터의 문제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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