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박상혁 기자] 한국의 농구팬들이 모처럼 국제대회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농구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81-9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A조 1차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두게 됐다.  

23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1승을 거두면서 이날 국내에서 열리는 중국 전에 대한 국내 농구팬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6,216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양체육관의 1층과 2층의 4,000석은 24일 이미 인터넷 예매를 통해 동이 났다, 당일 현장 판매에서 표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농구에서 국가대표 경기는 그간 몇 차례 열리긴 했다. 지난해 튀니지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고 프로 선수들이 섞인 대표팀 A팀과 B팀을 선발해 일본, 러시아 등과 대결을 펼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날 중국 전과 같은 정식 A매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매우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관심과 열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번 국내 대회 개최와 맞물려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머천다이징 상품을 판매한 것이다. 대표팀 유니폼과 후드티, 머그컵 등을 판매하는 'KBA 스토어'를 체육관 1층에 오픈했는데 팬들의 호응도 생각보다 높았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몰려든 팬들은 길게 줄을 늘어서 대표팀 관련 상품을 샀다. 유니폼 뒷면에는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를 즉석에서 프린팅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스토어 관계자는 "유니폼의 경우 120여장을 준비했는데 모두 판매됐다. 사려고 기다리다가 못 사신 분들이 많다"고 했다.  

문성은 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팬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도 해보고 싶은 시도였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시도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처음 하게 됐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볼 예정이다"라고 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입장을 위해 벤치로 돌아가는 순간부터 한국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함성이 이어졌다. 1쿼터 초반 3점슛을 거푸 터트린 이정현과 골밑을 지키는 오세근과 김종규 등이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득점을 올릴 때마다 함성이 나왔다. 

2쿼터 종료 2분 1초를 남기고 김종규가 공격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수와 부딪쳐 크게 넘어지자 체육관 안의 많은 관중이 일어나 상대팀에 고함을 지르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중국에게 패하긴 했지만 팬들로서는 모처럼 국제대회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 시간이었다. 

사진 = 박상혁 기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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