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연패 탈출이 시급한 두 팀이 서로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부천 KEB하나은행은 2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2연패에 빠져있다.

삼성생명은 토마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토마스로 인해 파생됐던 다양한 전술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 국내 선수들과 카일라 알렉산더가 분전 중이지만, 토마스의 공백을 채우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한편, 하나은행은 두 경기를 모두 아쉽게 내줬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아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

1R | 트리플 더블로 나타난 엘리샤 토마스의 위력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76-67 부천 KEB하나은행
고아라 22점 7리바운드
엘리샤 토마스 20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 10스틸
박하나 12점 4리바운드 
김한별 10점 3리바운드 3스틸 (이상 삼성생명)
염윤아 10점 10리바운드
강이슬 15점 5리바운드
이사벨 해리슨 18점 13리바운드 
자즈몬 과트미 12점 11리바운드 (이상 하나은행)

두 팀은 시즌 첫 경기로 서로를 상대했다. 결과는 삼성생명의 승리. 1쿼터 막판부터 앞서기 시작한 삼성생명은 이후 줄곧 앞선 채로 경기를 치렀다.

수훈갑은 엘리샤 토마스였다. 토마스는 20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 10스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4281일 만에 작성된 ‘득점-리바운드-스틸’ 트리플더블이었다. 경기 내내 토마스의 장기인 득점과 리바운드, 수비력이 모두 잘 드러났다.

토마스는 이날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선수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토마스의 활약 속에 국내 선수들이 쉽게 득점을 올렸다. 그는 팀이 기록한 13개의 어시스트 중 무려 6개를 자신의 손으로 해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리바운드 다툼에서 앞섰으면서도 패배한 경기였다. 공격리바운드를 무려 18차례나 기록했지만, 3점슛 성공률이 17%(4/23)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는 턴오버였다. 하나은행은 이날 20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엘리샤 토마스의 빈자리, 약해진 3쿼터
삼성생명은 최근 악재를 만났다. 팀 주축인 엘리샤 토마스가 장요근 부분파열 진단을 받은 탓이다. 

토마스는 지난 16일 아산 우리은행 위비전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회복 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데 3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22일 하나은행전 경기도 역시 출장이 불가능하다.

토마스가 빠지자 삼성생명은 팀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두 경기에서 우리은행과 KB스타즈에게 잇따라 패배했다. 지난 16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삼성생명의 가장 큰 장기인 속공이 사라졌다.

18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박하나가 21점으로 분전했지만, 알렉산더가 15점에 그치며 상대 KB에 73-83으로 패했다. 1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35분 23초 동안 22.2점 14리바운드 5.2어시스트 2.8스틸을 올린 토마스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의 가장 큰 고민은 외국인 선수가 두 명 모두 출전하는 3쿼터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을 국내 선수로 막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삼성생명은 토마스가 결장한 지난 두 경기에서 3쿼터 평균 득점이 14.5점에 그친다. 반면, 실점은 26.5점에 달한다. 임근배 감독이 3쿼터만 되면 한숨을 쉬는 이유다.

상대 하나은행 역시 최근 3쿼터 경기력이 좋지 않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3쿼터에 단 12점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의 득점이 단 2점에 그쳤다. 리바운드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상대 해리슨은 힘을 무기로 버티는 센터가 아니다. 결국 알렉산더나 김한별, 배혜윤을 이용해 해리슨을 페인트 존 밖으로 밀어내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즈몬 과트미를 3쿼터에 잘 막기만 한다면, 승산이 있다.

‘2연속 역전패’ 팀 중심이 될 선수는?
하나은행은 최근 두 경기에서 모두 역전패했다. 두 경기 모두 후반이 문제였다. 

13일 우리은행전에서는 4쿼터에만 무려 29점을 실점해 맹추격 당한 뒤 패했다. 17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는 3쿼터에 28점을 내줬다. 전반을 앞선 채 마쳤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3쿼터에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4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이사벨 해리슨의 슛 미스와 김지영의 실책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WKBL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팀이다. 그러다보니 한 경기 내에서도 다소 기복이 있는 편. 다 함께 좋아졌다가도 흐름을 놓치면 분위기를 다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 

물론 기록지에 나타나는 실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2연패를 하는 동안에는 기록되지 않은 실수가 후반에 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 수비를 갑자기 놓치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공격에서도 쉬운 득점을 놓치고는 했다. 지난 2연승 기간 후반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갑작스러운 변화다.

결국 22일 경기의 승부처는 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약점을 보인 후반에 얼마나 집중력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또 분위기를 심하게 타는 팀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 연패를 당했던 팀 흐름을 얼마나 반전했을지도 큰 관심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분위기를 앞세워 2-3라운드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린 팀'이라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약하지만 흐름을 타면 상승세에 탄력을 받는 속도는 상당하다. 이번 시즌 1라운드에도 마찬가지였다. 

8일 신한은행전에서 21점 차를 뒤집고 대역전승 이끌어 낸 뒤 분위기가 급상승했고, 곧바로 펼쳐진 KB와의 경기에서도 승리했다. 당시 KB는 4연승 중이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 팀 중심을 잡아줄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특히 센터인 해리슨의 활약이 중요하다.

해리슨은 17일 경기에서 1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 3쿼터에 매치업 상대였던 샨테 블랙에 막혀 단 2점 1리바운드에 그치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이날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블랙에게는 6점 5리바운드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강이슬이 순도 높은 득점력을 보이는 상황이다. 해리슨이 조금만 더 버텨준다면, 승부처 고비를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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