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동철 칼럼니스트] 승패가 물고 물리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약진하면서 순위싸움이 계속 치열하게 이어진 한 주였다. 그런 만큼 많은 선수들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특별히 돋보인 한 선수를 선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선수, 박혜진(우리은행)
*기록 일지 
 
11월 16일 vs 삼성생명 40:00 16점 3리바운드 12어시스트 3P:4/5(80%)
11월 19일 vs 신한은행 40:00 13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5연승을 달리며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는 우리은행의 상승세는 역시 국가대표급 트리오인 박혜진-임영희-김정은 삼각편대가 주도했다. 특히 가장 큰 역할은 박혜진이 해줬다고 본다. 

득점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 2경기에서 평균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실상 두 경기 모두 더블더블을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수비에서의 역할은 물론 빠른 농구에 필요한 속공 플레이에서의 주된 역할, 1번과 스윙맨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만능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임영희와 김정은에 대한 패스는 물론 나탈리 어천와를 활용하는 능력도 좋았다. 빅맨이나 외국인 선수를 가장 잘 살려주는 선수는 임영희였는데 박혜진 역시 외국인 선수의 편한 득점을 돕고 있다. 기록 이상으로 엄청난 공헌도다.

올 시즌 박혜진은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사실 득점 자체는 예전보다 위력이 떨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득점력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올 시즌은 그 정도의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득점력을 제외한 모든 면이 돋보인다. 경기를 풀어가는 시야와 리딩 능력도 좋다. 노련미도 붙었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이 본 궤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팀을 살려낸 부분과 그에 대한 공헌도는 상당했다고 본다.

폭발적인 에너자이저, 카일라 쏜튼(신한은행)
*기록 일지  
11월 15일 vs KB스타즈 33:38 37점 4리바운드 5스틸 3P:5/7(71.4%)
11월 19일 vs 우리은행 31:57 12점 11리바운드  
카일라 쏜튼은 개막 이후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줬지만 항상 최고라고 말하기에는 2%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지난주에도 KB와의 경기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준 반면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에 막히는 모습이 있었고 팀도 1승 1패를 거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정도 활약이면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빛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은행 전에도 득점은 떨어졌지만 리바운드는 괜찮았다.

쏜튼은 득점력 자체도 좋지만 공격적인 폭발력이 돋보이고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선수라는 점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농구는 분위기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데 쏜튼은 이러한 분위기를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폭발력이 있어서 팬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돋보인 강이슬, KB의 상승세와 함께하는 김보미, 단타스
하나은행은 지난 주 1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경기도 패했다. 그러나 강이슬은 정말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24점을 득점했고 4쿼터에 10점을 집중시켰다. 3점슛도 6개 중 4개를 성공했다. 4개의 어시스트와 3개의 스틸도 있었다.

강이슬은 대표팀에서 봤을 때도 움직임과 배짱 등 모든 면에서 슈터의 강점을 갖고 있었다. 

다만 공격에서의 연륜과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가 부족했고 수비에서의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KDB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에이스 슈터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했다.

한국 농구에는 이러한 3점 슈터가 꼭 필요하다. KDB생명전과 같은, 혹은 그에 준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박지수라는 좋은 센터가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박지수와 함께 KB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다미리스 단타스와 김보미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타스는 개막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다. 경기당 33분 이상을 뛰면서 23점과 1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주는 활약을 기복 없이 보여준다는 건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KB는 여기에 김보미의 활약도 더해졌다.

김보미는 3점슛과 수비,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한 경기를 잘 해도 그 다음에 기복이 심했는데 올 시즌에는 그런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 

김보미는 성격도 긍정적이며 활달하고 항상 웃는 얼굴이다. 훈련에도 적극적인데 그 동안은 잔부상이 많았다. 올 시즌은 몸 상태가 괜찮아서 훈련을 잘 했다고 들었는데 시즌 초반 몇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자신감이 더 올라온 것 같다. 

약간 ‘기분파’이기도 한데 초반에 상승세를 탄 것이 꾸준하게 좋은 효과를 주는 것 같다. 슈터는 한 번 탄력을 받으면 분위기가 유지되는데 지금의 김보미가 그런 모습이다. 원래 투지도 있는 선수라서 리바운드나 수비에서의 좋은 플레이도 자신감에 도움을 주고 플레이 전체가 탄력을 받은 것 같다.

박지수라는 좋은 센터와 단타스라는 훌륭한 외국인을 보유한 KB는 특급 포워드 강아정도 보유 중인데 지금 같은 김보미의 활약은 천군만마와 같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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