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NBA에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뛰는 선수들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루키더바스켓은 스포트라이트의 밖에 있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서도 다뤄보려고 한다. 이름하야 ‘루키피디아’.  이번 시간의 주인공은 덴버의 후안 에르난고메즈와 마이애미의 제임스 존슨이다. (본 기사는 루키더바스켓 2017년 11월호에 실린 기사를 수정 및 보완한 것입니다.)

 

◆ 후안 에르난고메즈 프로필
- 소속팀: 덴버 네게츠
- 지명: 2016년 1라운드 전체 15순위
- 출신: 스페인
- 포지션: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
- 생년월일: 1995년 9월 28일
- 신장: 207cm (6피트 9인치)
- 체중: 104kg (230파운드)

덴버 너게츠는 이번 시즌 서부지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다크호스다. 같은 디비전의 오클라호마시티, 미네소타처럼 화려한 영입은 해내지 않았지만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며 리빌딩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덴버에는 니콜라 요키치를 비롯해 개리 해리스, 자말 머레이 등 주목받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스페인 출신의 후안 에르난고메즈 역시 덴버의 유망주 리스트에 반드시 이름을 올려야 하는 선수다.

후안 에르난고메즈가 뉴욕 닉스의 윌리 에르난고메즈와 형제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NBA 팬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스페인의 상징과도 같은 가솔 형제의 위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에르난고메즈 형제 역시 향후 스페인 농구를 이끌어갈 선수들로 평가고 있다.

빅맨인 형 윌리와 달리 후안 에르난고메즈는 슈팅력과 사이즈를 앞세우는 장신 포워드다. 루키였던 2016-17 시즌에 이미 40.7%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슈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드러냈다. 특히 2월 13일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 6개 포함 27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올시즌 초반엔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개막 2경기를 치른 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에르난고메즈는 지난 12일 올랜도전에 복귀해 2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에르난고메즈의 매력은 슈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에르난고메즈는 207cm의 장신에 빠른 발을 겸비한 좋은 수비수라는 점에서 스페인 대표팀 선배 니콜라 미로티치(시카고 불스)와 크게 대비된다.

좋은 사이즈를 갖춘 에르난고메즈는 스몰라인업의 파워포워드로 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으며, 대인 방어에서 상대 공격수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17 유로바스켓에서 스페은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보얀 보그다노비치(인디애나)의 전담 수비수로 에르난고메즈를 기용하는 등 에르난고메즈의 수비력에 상당한 신뢰를 보냈던 바 있다.

요즘 NBA는 사이즈, 수비력, 3점슛 능력을 동시에 갖춘 포워드의 가치가 매우 높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케빈 듀란트다. 그 점에서 후안 에르난고메즈는 향후 덴버 포워드진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루키 시즌부터 NBA의 3점슛 거리에 손쉽게 적응한 에르난고메즈는 탁월한 기동성과 수비력을 앞세워 멀티 포지션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덴버는 현재 주전 스몰포워드로 뛰고 있는 윌슨 챈들러가 내년 여름에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에르난고메즈가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챈들러를 붙잡지 못하더라도 그 공백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올시즌 덴버에서 에르난고메즈의 활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제임스 존슨 프로필
- 소속팀: 마이애미 히트
- 지명: 2009년 1라운드 전체 16순위
- 출신: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 포지션: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
- 생년월일: 1987년 2월 20일
- 신장: 204cm (6피트 7인치)
- 체중: 109kg (240파운드)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은 팀 던컨(전 샌안토니오), 크리스 폴(휴스턴), 제프 티그(미네소타), 알 파루크 아미누(포틀랜드) 등을 뛰어난 NBA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농구 명문 학교다. 하지만 앞으로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출신의 NBA 선수를 이야기할 때 이 선수의 이름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다. 바로 마이애미 히트의 제임스 존슨이다.

존슨은 드래프트 당시 꽤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제임스 하든(휴스턴), 블레이크 그리핀(LA 크리퍼스), 더마 데로잔(토론토), 리키 루비오(유타), 즈루 할러데이(뉴올리언스) 등을 스타 플레이어들을 다수 배출한 200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시카고 불스의 지명을 받았다. 즈루 할러데이(17순위)와 대학 동기 제프 티그(19순위)보다도 높은 순위에 이름이 불린 유망주였다.

하지만 데뷔 후 존슨은 생각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완벽한 데릭 로즈의 팀으로 거듭한 강호 시카고에서 존슨의 출전 기회는 극히 제한됐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에 루올 뎅이라는 걸출한 선배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결국 데뷔 2년 만에 존슨은 토론토로 트레이드됐는데, 이후에도 존슨은 새크라멘토, 애틀랜타, 멤피스 등 여러 팀을 전전했다. 그 와중에 NBA에서 방출되며 D-리그(현재 G-리그)를 전전하기도 했다.

2014년 토론토와 계약하며 NBA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존슨의 활약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런 그의 잠재력이 비로소 꽂을 피우기 시작한 팀이 바로 마이애미였다. 존슨은 2016년 여름 1년 400만 달러에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는데, 2016-17 시즌에 76경기(선발 5경기) 출전해 평균 12.8점 4.9리바운드 3.6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치며 순식간에 마이애미 전력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존슨은 현대농구에서 주목받는 유형의 선수다. 사이즈와 다재다능함을 겸비한 포워드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샌안토니오에서 뛰었던 보리스 디아우와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함께 떠오른다. 득점, 패스, 리바운드, 스틸 등 공수의 거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픽앤롤 게임에서 드리블러, 스크리너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돌파를 통해 킥아웃 패스를 뿌리다가도 3점슛 라인 바깥에서 좋은 패스를 받아 안정적으로 슈팅을 성공하기도 한다.

최근 NBA는 빅맨이 리바운드를 잡은 후 가드에 볼을 넘기지 않고 직접 볼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도 존슨에게 이런 권한을 줬고, 지난 시즌 존슨은 안정적인 게임 조율로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맹활약은 곧바로 FA 대박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존슨은 마이애미와 4년 6000만 달러에 재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FA 시장에서 켈리 올리닉을 영입한 마이애미는 제임스 존슨의 선발 출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보직을 맡든 마이애미에서 존슨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미 존슨은 마이애미 포워드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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