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김영현 기자] 애런 헤인즈가 많은 득점을 올리진 않았지만,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서울 SK 나이츠는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맞대결에서 88-8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K는 12승 3패가 되며 단독 1위를 굳건히 했고, 삼성과의 첫 번째 S-DERBY의 패배도 설욕했다.

SK의 ‘에이스’ 애런 헤인즈는 삼성의 강한 압박에 밀려 많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삼성이 마키스 커밍스와 김동욱, 문태영 등을 활용해 헤인즈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인 만큼, 천하의 헤인즈도 득점하기가 쉽진 않았다. 전반까지 야투 5개를 시도했고, 5점을 넣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헤인즈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자신에게 수비가 쏠린다는 걸 인지해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는 영리한 면모를 보였다. 최부경과의 하이-로우 플레이로 그의 득점을 도왔고, 골밑을 파고들어 노련하게 김민수의 골밑 득점을 돕기도 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넓은 코트 비전으로 내외곽에서 비어있는 동료들의 찬스를 살뜰히 살피는 포습이었다.

이에 외국선수가 동시에 나선 2쿼터, SK는 테리코 화이트와 안영준, 헤인즈 김민수, 최부경을 기용하며 포인트가드 없이 경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장신들이 즐비하다 보니, 삼성으로서는 패스 길을 찾기가 어려웠고 이 과정에서 수비에 성공한 SK는 속공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넓은 코트 비전과 템포 조절에 능한 헤인즈가 있어 가능한 라인업이었다.

그는 전반에만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장신 포워드들을 공존할 수 있게 했다.

후반에도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다. 그가 미드레인지로 나오자, 라틀리프도 골밑을 비우고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골밑으로 돌파하는 화이트를 봐주며 득점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화이트는 3쿼터에만 14점을 올렸고, 팀도 이날 최다 점수차였던 7점차로 달아나는 등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헤인즈와 화이트의 합작품이었다.

헤인즈는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서 평균 24.3점 10.1리바운드 6.9어시스트로 팀의 득점을 주도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5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 3블록으로 공격의 선봉장에 서서 팀 득점을 주도하진 않았다. 삼성의 압박에 막혀 야투 시도 자체가 적었다.

하지만 12어시스트로 웬만한 포인트가드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하며, 장신 포워드진의 완벽한 공존을 이뤄냈다. 그의 코트 비전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났던 경기였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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