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유상열 기자] 피닉스 선즈와 밀워키 벅스가 에릭 블렛소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ESPN.com에서는 8일(한국시간) 두 팀의 트레이드 사실과 함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피닉스는 블렛소를 밀워키로 보내고, 밀워키는 그렉 먼로와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 2장을 피닉스로 보냈다. 트레이드 세부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피닉스 - 밀워키 트레이드

피닉스 行 : 그렉 먼로, 2018 1라운드 지명권(1-10순위, 17-30순위 보호), 2018 2라운드 지명권

밀워키 行 : 에릭 블렛소

블렛소는 NBA 경력 8년 차의 베테랑 포인트가드로, 커리어 평균 13.1득점 4.6어시스트 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5년간 7,000만 달러의 거액의 재계약을 체결하며 리그 탑 레벨 포인트가드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소속 팀의 리빌딩 선언과 함께 조금씩 방향을 달리했고, 지난 시즌에는 건강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유망주 양성이라는 명분으로 강제 시즌 아웃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폭발 직전의 화약고와도 같았던 블렛소는 결국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지난 10월 23일 자신의 SNS(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글을 게재했다. 이로 인해 피닉스의 얼 왓슨 감독이 당일 경질되었고, 라이언 맥도너 단장은 이후 블렛소를 단 한 경기에도 출전시키지 않으며 트레이드를 물색했다. 블렛소는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정확히 보름 만에 자신의 바람대로(?) 피닉스를 떠나게 됐다.

그렉 먼로 역시 NBA 경력 8년 차의 베테랑 빅 맨으로, 커리어 평균 14.0득점 8.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서 안드레 드러먼드와 포지션 경쟁을 할 정도로 기량은 출중했지만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이후 밀워키와 3년간 5,000만 달러의 계약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지난 시즌부터 식스맨으로만 출전하며 중용 받지 못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는 밀워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밀워키는 현재 야니스 아데토쿤보에 대한 집중 견제를 풀어낼만한 동료가 부족한 상태. 돌파 능력이 좋은 블렛소가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다면 아데토쿤보는 물론, 크리스 미들턴과 말콤 브록던과 같은 슈터들도 덩달아 좋은 득점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로의 빈 자리는 이미 백업 빅 맨 존 헨슨이 좋은 수비력으로 잘 채우고 있기에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피닉스는 당장 먼로를 어떻게 활용할지 의문이다. 알렉스 렌, 마퀴스 크리스 등 유망주 빅 맨들을 대놓고 밀어주고 있는 유망주 정책의 틈바구니 속에서 먼로에 얼마나 기회를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 피닉스는 데빈 부커를 중심으로 한 빠른 템포를 보여주는데, 포스트업 위주의 플레이를 즐기는 먼로의 느린 템포가 기존의 장점을 깎아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 1라운드 지명권을 함께 받은 것에 의의를 둘 것으로 보인다.

블렛소와 먼로는 2010년 NBA 드래프트 동기다. 두 선수 모두 기량을 인정받으며 거액의 계약에 성공했지만, 실패한 계약의 사례가 되며 끝내 맞트레이드되는 수모를 겪었다. 블렛소와 먼로의 이후 활약상이 궁금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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