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기자] 2010 드래프트 전체 1순위와 2011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맞붙었다.

4일(한국시간) 워싱턴 DC의 버라이즌 센터에서 워싱턴 위저즈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렸다. 결과부터 말하면 워싱턴이 101-98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워싱턴의 존 월(21, 193cm)과 클리블랜드의 카이리 어빙(19, 191cm), 두 포인트가드의 매치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월과 어빙은 각각 2010, 2011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소속 팀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두 선수는 이날 각자의 스타일로 팀에 공헌하는 등 흥미로운 대결을 펼쳤다.

월은 특유의 압도적인 운동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는 1쿼터 초반부터 거침없이 코트를 뛰어다녔다. 스틸에 이은 멋진 더블 클러치 레이업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동료에게 화려한 어시스트를 배달하기도 했다.

3쿼터 종료 3.9초 전에는 코트 끝에서 트레버 부커의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뒤, 폭발적인 스피드로 코트를 질주하여 레이업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관중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월은 이에 대해 "그냥 내 달리기 속도를 보여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어빙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알짜배기 활약을 펼쳤다. 3쿼터까지 월에 밀리는 듯하더니 4쿼터에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4쿼터 시작 3분 30초가 흐른 시점에서 다시 코트로 들어오더니 이때부터 '어빙 쇼'를 펼치며 워싱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어빙은 가벼운 점프슛으로 포문을 연 뒤, 귀신같은 패스로 라이언 홀린스의 덩크를 어시스트했다. 이어 돌파에 이은 레이업을 올려놓고 3점슛을 꽂아넣는 등 폭풍 활약을 펼쳤다. 경기 종료 1분 3초 전에는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10점차를 100-97, 3점차까지 좁혔다.

클리블랜드는 비록 101-98로 패했지만 어빙은 4쿼터에만 12점을 폭발시키며 본인이 왜 2011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되었는지를 똑똑히 보여줬다. 월은 24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며 20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어빙에 판정승했다.

이 경기는 두 선수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월은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누구보다 화려한 경기를 펼친다. 점프력과 스피드는 리그 최고 수준. 대신 실책이 많고 아직 슈팅력, 수비 등 가다듬어야할 부분이 많다.

반면, 어빙은 완벽에 가까운 기본기를 무기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다. 특히 슈팅력이 돋보이는데, 신인 포인트가드가 이 정도로 완성된 슛을 지니고 데뷔한 경우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4쿼터에만 수차례 클러치 샷을 성공시키는 등 강심장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월에 비하면 시야와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월의 가능성은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그는 시즌 초반 극심한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리며 부진했다. 하지만 2월 14경기에서 평균 19.2점 4.6리바운드 8.6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8.0%를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났다. 애초에 '데릭 로즈 이상의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들었던 만큼 향후 충분히 슈퍼스타로 성장할 재목이다.
 
어빙은 평균 5.1개의 어시스트로 타 포인트가드에 비해 적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는 그의 적은 출전 시간(31.0분)과 아직 정비되지 않은 팀 상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향후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신인 포인트가드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8.5점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는 크리스 폴, 데런 윌리엄스, 로즈 등 현 리그를 주름잡는 포인트가드들이 아무도 해내지 못한 수치다. 어빙은 이들에 비해 더 안정감 있는 신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월과 어빙은 4월 15일과 26일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월이 계속해서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어빙이 복수에 성공할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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