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범 기자] 프로농구에서 외국선수가 승패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사실일까?

프로농구에서 외국선수의 비중은 상당히 높다. 승패와 가장 밀접한 득점과 리바운드를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득점과 리바운드 상위권은 모두 외국선수 몫이다.

그런데 외국선수의 비중이 낮다고 이야기한다면?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 받을 것이다. 하지만, 2011-12시즌 ‘막판’ 프로농구를 생각한다면 결코 헛된 말도 아니다.

외국선수 제도는 이번 시즌부터 ‘1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외국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어쩔 수 없이 외국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것은 ‘2명 보유 1명 출전’에서 ‘1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꾸며 국내 선수 비중이 늘어나는 장점에 반해 우려했던 단점.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의 부상으로 4경기나 외국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또한, SK와 KT, 동부까지 포함하면 한 팀이 외국선수 없이 치른 경기수는 모두 7경기(2월 17일 이후 기준).

이 중 전자랜드의 2승을 포함해 외국선수 없는 팀이 4승(3패)이나 거뒀다.

여기에 울산 모비스는 지난 2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테렌스 레더를 벤치에 앉혀두고도 4쿼터 13점의 열세를 뒤집었다.

물론 승리를 거둔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위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하지만, 프로농구에서 1명의 외국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하위 팀이라고 해도 외국선수 있는 팀이 지는 것은 이상하고 어색하다.

외국선수 제도가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뀌기 전인 1997시즌부터 2008-09시즌까지 외국선수 ‘1명’ 열세에서 벌어진 경기는 252경기. 이때 외국선수 열세팀의 승률은 31.3%(88승 193패)였다.

하지만, 2003-04시즌과 2008-09시즌에는 8승 7패와 13승 10패로 5할 승률 이상을 거둔 시즌도 있었다.

외국선수 결장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 집중된다. 10팀 중 2팀 가량은 외국선수 1명 이상을 벤치에 앉혀뒀다(1997시즌부터 2008-09시즌 기록 기준).

4일,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가 열린다. 어쩜 외국선수가 잠시 출전하는 경기가 많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승부를 일찌감치 예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번 시즌만큼은 외국선수가 없어도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 KBL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