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범 기자]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3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서 인천 전자랜드를 만나느냐? 아니면 4위를 기록해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치느냐?

사실 3위는 당연히 KT의 몫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1경기를 남겨놓고 KT가 5연패에 빠지며 전주 KCC에게 공동 3위를 내줬다.

KT가 KCC와의 상대전적(4승 2패)에서 앞서 창원 LG에게 이기면 무조건 3위로 마무리한다. 만약 LG에게도 지고 KCC가 고양 오리온스에게 이기면 4위로 떨어진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대 2연패 밖에 하지 않고 40승 이상 거뒀던 KT가 시즌 막판 이렇게 무너지는 행보가 왠지 낯설지 않다.

2008-09시즌 동부를 이끌고 있던 전 감독은 6라운드 초반까지 1위를 눈앞에 뒀다. 7경기를 남기고 32승 15패로 29승 19패의 울산 모비스에게 3.5경기 앞선 1위였다. 당시 모비스도 1위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하지만, 동부는 남은 경기서 1승 6패를 기록하며 6연승을 달린 모비스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동부는 4강 플레이오프서 3위 KCC에게 2승 3패로 무너졌다. 역전 우승한 모비스 역시 4위 서울 삼성에게 패하며 KBL 최초의 3-4위 챔피언결정전이 열렸다.

동부의 부진 이유는 팀 득점을 책임지던 웬델 화이트의 부상. 평균 22점을 책임지던 화이트의 일시 교체 외국선수 앤서니 윌킨스는 9경기에서 평균 8.9점에 그쳤다.

KT는 최근 찰스 로드의 부상으로 일시 교체 외국선수 레지 오코사를 영입한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만약 KT가 4위로 떨어진다면 전 감독은 2006-07시즌 동부에서 기록했던 6연패 이후 5시즌 만에 6연패를 기록한다.

또한 KCC가 3위를 차지한다면 4시즌 연속 3위를 기록한다. 한 팀이 4시즌 연속 동일한 순위를 기록하는 KBL 최초의 기록이다.

대전 현대(현 KCC, 1997-08 ~ 1999-00시즌 1위)와 삼성(2002-03 ~ 2004-05시즌 5위)가 3시즌 연속 동일한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전 감독의 선택에 따라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요동친다. 순리대로 간다면 동부(1위)와 KCC(4위), 그리고 모비스(5위)라는 챔피언 경력 조와 안양 KGC(2위)와 KT(3위), 전자랜드라는 챔피언 무경력 조로 나뉜다.

과연 어떤 대진표로 마무리될까?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은 전 감독의 시나리오 결말이 궁금하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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