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2016-2017시즌은 신인급 선수들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삼성생명 이주연 역시 마찬가지. 인성여고 출신인 그는 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일명 ‘박지수(KB) 드래프트’에서 박지수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순번으로 프로 선수가 됐다. 

결국 이주연은 사고(?)를 쳤다.

2016년 11월 23일,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의 맞대결이 열린 용인실내체육관. 이날 주인공은 부상 뒤 복귀전을 치른 박하나도, 20점을 기록한 강이슬도 아니었다. 입단 1년 차 삼성생명의 신인 선수 이주연이었다. 3점슛으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한 그는 스핀무브에 이은 레이업 등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다. 기록은 18분 15초 동안 10점 3스틸. 

신인 선수가 당해연도 데뷔전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9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07년 1월 7일 이선화(당시 신세계, 16점) 이후 이주연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6년 12월 18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만 10점을 기록했을 뿐,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결국 11경기에서 평균 2.9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주연의 첫 번째 시즌을 함께 돌아봤다.

Q.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이주연에게 2016-2017시즌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프로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 시즌을 통해서 그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게 됐어요. 지난 시즌은 프로 선수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던 시즌이에요. 

Q. 1군 데뷔 경기가 큰 화제였어요.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A. 팀 훈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청소년 대표팀에 갔다 온 것도 있고, 고등학교 시험을 보는 것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요. 그래서 사실 별생각이 없었어요. 열심히 언니들 응원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감독님이 제 이름을 부르시더라고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사실 제가 뭘 어떻게 했는지 경기 끝나고도 기억이 잘 안 났어요. (웃음) 주변에서 말해줘서 알게 됐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Q. 데뷔 경기가 KEB하나은행전이었어요. 공교롭게도 인성여고 1년 선배인 김지영 선수와의 맞대결이 화제가 됐어요. 
A. (김)지영 언니와는 약 10년 동안 함께 운동을 해오다가 그날 상대 팀으로 만났어요. 어떻게 보면 매일 같이 있다가 프로에 와서 다른 유니폼을 입은 거잖아요. 데뷔 경기라서 정신이 없었지만, 하나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색함이 있었어요. 기분이 이상했어요. 

Q.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박지수 선수를 제외하고 지명이 가장 빠르기도 했고요. 기분은 어땠나요?
A. 사실 프로에 가는 것이 중요하지, 순번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뽑히면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죠.

Q. 사실 삼성생명은 이주연 선수가 가장 가고 싶었던 팀이었잖아요.
A. 네, 맞아요. 삼성생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팀이에요. 박정은, 이미선 코치님이 롤모델이거든요. 지금 이미선 코치님께 직접 배우는 게 신기해요. 항상 TV로만 봐오던 유명한 분이잖아요.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지적해주십니다.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항상 감사해요.

Q. 삼성생명은 이주연 선수를 비롯해 강계리, 윤예빈 등 가능성 있는 가드 유망주가 많아요. 경쟁을 의식하지는 않나요?
A. 물론 부담감이 조금 있어요. 하지만 크게 의식될 정도는 아니에요. 어차피 선수를 선택하는 것은 감독님의 몫이에요. 게다가 언니들이 워낙 잘해요. 지금은 경쟁이 아니라 배운다는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어요. 큰 욕심은 없어요.

Q. 이주연 선수 스스로 보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A. 부족한 점이 아직 많아서, 보완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제 부족한 점을 길게 말하는 시간이 있다면, 밤을 새워도 부족할 거예요. 가장 빨리 보완하고 싶은 것은 리딩이에요. 제가 고교 시절에는 주로 2번을 맡았어요. 지금은 1번을 연습하고 있고요. 포인트 가드는 팀 전체를 봐야 하잖아요. 제가 계산하면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거든요. 리딩을 하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요. 그 부분을 빨리 보완하고 싶어요. 그리고 수비에 대한 지적을 감독님께 많이 받아요. 수비력을 더 키우고 싶어요. 경기와 생활에서 집중력도 높이고 싶고요. 

Q. 신인상에 대한 욕심은 있나요?
A. 솔직히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이라서 욕심은 있어요. 하지만 ‘신인상을 받기 위해 잘해야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제가 열심히 하는 게 먼저니까요. 

Q.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A.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공수에서 악착같이 하는 모습도요. 출장 시간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단 1초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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