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김영현 기자] 조동현 케이티 감독이 국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동시에 안으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17 KBL(한국농구연맹)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구단 순위 추첨 행사가 23일 오전 11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트레이드로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받아, 확률(32%)이 가장 높았던 부산 케이티 소닉붐이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갖게 됐다.

조동현 케이티 감독은 “당장 국내선수 전력 보강이 절실했는데,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갖게 돼 2라운드부터 신인 선수들이랑 분위기를 잘 맞추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암울하게 시작한 상황에서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 감독은 “22일 경기에서도 져 잠을 못 자다시피 했다. 매 경기 잘하다가도 4쿼터에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다. 선수층이 얇다 보니까 체력 문제 등 불안한 부분이 있었는데, 신인 선수들의 합류로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전 이재도와 김영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신인 선수들이 오면 10분이라도 쉬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전체 1순위 후보로 포인트가드 허훈(연세대4)과 포워드 양홍석(중앙대)이 거론되고 있는데, 조 감독으로서는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갖게 돼 고민할 부분이 적어졌다.

이에 그는 “특별한 고민은 없다. 누구를 먼저 뽑아야 할지는 일주일 후 본 행사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허훈은 연세대 후배여서 연고전과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통해 자주 봤는데, 배짱이 있다. 양홍석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특별한 장점은 없지만 이것저것 다 잘한다. 아직 대학교 1학년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허훈과 양홍석을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기량이 뛰어난 신인선수가 드래프트에 나올 때면, 각 구단에서는 좋은 픽을 뽑기 위해 그들만의 의식을 치른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안은 모비스의 경우, 양동근과 함지훈도 행사에 함께 했는데, 그날의 운을 이어가기 위해 이날도 함께 자리했다.

이번 드래프트를 향한 기대가 컸던 조 감독과 케이티도 별도의 의식을 치르지 않았을까.

조 감독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빅3 중 한 명을 잡고 싶은 마음에 새벽에 기도하러 가는 등 원래 안 하던 행동을 했는데, 결국 운이 따르지 않더라. 이번에는 순리대로 가자고 생각했다. 5순위 안에 두 장만 나와도 좋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1, 2순위가 나왔다”고 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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