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서고동저'가 올스타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도 변화를 가져올까?

NBA 사무국이 플레이오프 대진을 개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극심한 '서고동저' 현상으로 인한 양대 컨퍼런스 불균형 때문이다. 양대 컨퍼런스의 우승자가 파이널에서 맞붙었던 기존의 플레이오프 대진이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SPN은 9일(이하 한국시간) NBA 사무국이 플레이오프 대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화에 대한 NBA 사무국의 의지는 8일 있었던 아담 실버 총재의 공식 기자 회견에서 드러났다. 실버 총재는 “플레이오프 대진표를 완전히 바꾸는 것(reformatting)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방향은 동부와 서부 팀들이 섞여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이다.

현재까지 NBA는 동부 상위 8개 팀과 서부 상위 8개 팀이 각각 토너먼트를 치르고, 동부 우승 팀과 서부 우승 팀이 파이널에서 맞붙는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NBA 사무국은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컨퍼런스에 상관없이 리그 전체 상위 16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맞붙는다. 예를 들어 클리블랜드가 3번 시드를 배정받고, LA 클리퍼스가 14번 시드를 배정받을 경우 두 팀은 컨퍼런스가 다름에도 1라운드부터 맞붙는 식이다.

 

▲ ESPN이 가상으로 만든 새로운 플레이오프 대진표

 

극심한 ‘서고동저’ 현상이 불러온 고민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동부의 강팀들이 서부의 강팀들에 비해 훨씬 편하게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불공평한 플레이오프 대진이 경기 질과 재미를 모두 떨어뜨린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올해 오프시즌에는 폴 조지, 지미 버틀러, 카멜로 앤써니, 폴 밀샙, 브룩 로페즈 등 다수의 동부 올스타들이 서부로 이동하면서 양대 컨퍼런스의 불균형이 더 심각해졌다.

이미 현지에는 2017-18 시즌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서고동저’ 시즌이 될 거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어지간한 강팀이 아니고서는 플레이오프 티켓조차 장담할 수 없는 서부에 비해, 동부는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의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이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사무국도 사태를 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 일단 올스타전부터 과감하게 칼을 댔다. 2018년 올스타전부터는 동부와 서부가 맞붙는 대신, 양대지구 올스타 투표 1위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드래프트해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그리고 두 번째 변화는 플레이오프 대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대진을 바꿀 경우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정규시즌 일정이다. 현재 NBA는 다른 컨퍼런스에 소속된 팀들이 한 시즌에 2번만 맞붙도록 일정을 짜고 있다. 반면 같은 컨퍼런스에 소속된 팀들은 최소 3번에서 최대 4번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에게 16개의 시드를 공평하게 배정하려면 이 부분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아담 실버 총재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실버 총재는 “플레이오프에 변화를 준다면 정규시즌 일정을 개편하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규시즌 일정은 불균형적이다. 동부 팀들은 동부 팀끼리 더 많이 붙는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6개 팀들에게 공평하게 시드를 주려면 정규시즌 일정을 지금보다 균형 잡힌 방향으로 짜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서 실버 총재는 “정규시즌 82경기 체제도 마법처럼 완벽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짧은 시간에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플레이오프 포맷을 바꾸려면 정규시즌까지 일정 전체를 바꾸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과연 NBA 사무국은 플레이오프 대진과 정규시즌 일정에도 결국 칼을 댈 것인가. 극심한 서고동저 현상으로 인해 NBA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NBA 미디어센트럴, ESPN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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