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최기창 기자] 그동안 동기인 허훈과 안영준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김진용이 빛난 경기였다.

연세대학교는 27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남대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고려대학교와의 경기에서 70-61로 이겼다.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쓸어담은 연세대는 지난해에 이어 대학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챔피언전 MVP는 19점 9어시스트 3스틸로 대활약한 허훈이었다. 하지만 김진용 역시 돋보였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12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이날 8점 9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 4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4쿼터를 51-51 동점으로 맞이한 연세대는 쿼터 시작과 동시에 연속 득점으로 59-51을 만들었다.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김낙현과 박정현의 득점을 앞세운 고려대에 추격을 당했다. 

59-56이던 쿼터 중반 김진용은 득점인정반칙을 얻어내며 포효했다. 비록 추가 자유투는 놓쳤지만, 상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이었다. 이후 연속 득점이 이어진 연세대는 라이벌 고려대를 꺾고 대학리그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김진용의 득점이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또 상대를 몸으로 막아내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바운드를 따내기도 했다.

김진용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홈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르게 돼 기분이 좋다. 특히 올해는 주축으로 뛰며 우승을 해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동기인 허훈과 안영준의 활약에 가려져 있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많은 기대 속에 연세대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동안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김진용도 “그동안 힘든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특히 대학교 1학년 시절을 떠올리며 “고교 시절엔 주축 선수로 활약했는데 대학에서는 아니었다. 신입생 때는 그 부분에 스트레스를 정말 심하게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4학년인 올해는 분명히 달랐다. 평균 12.5점 6.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중앙대와의 4강전에서 14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의 결승행을 이끈 그는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궂은일을 통해 고려대 센터인 박정현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김진용은 “나와 (허)훈이, (안)영준이는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르다. 개인을 내세우지 않고, 각자 팀에 필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그 부분이 잘 돼 우승을 차지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감독님이 오신 뒤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감독님 덕분에 내 역할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올라왔다”며 스승인 은희석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물론 주축 선수가 되는 부분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내가 궂은일을 더 해야 팀 동료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 부분이 많은 공부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만약 프로팀 선수가 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축 선수보다는 팀 동료들을 뒤와 옆에서 돕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화려한 모습도 보일 수 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기도 했다.

4학년인 그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KBL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김진용은 "가장 큰 목표는 팀 동료가 믿는 선수”라고 말한 뒤 “팀 속에서 톱니바퀴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팀이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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