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카멜로 앤써니가 결국 트레이드됐다. 뉴욕 닉스가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ESPN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닉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카멜로 앤써니가 중심이 된 3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은 카멜로 앤써니를 오클라호마시티로 보낸다. 그리고 오클라호마시티는 앤써니의 대가로 에네스 캔터, 덕 맥더멋, 2018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뉴욕으로 보낸다.

오는 26일부터 대부분의 팀이 새 시즌을 대비해 공식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한다. 앤써니는 트레이닝 캠프 전에 트레이드되기 위해 오클라호마시티와 클리블랜드를 ‘트레이드 가능 리스트’에 추가했다. 휴스턴행에 대한 고집을 버린 것이다.

트레이드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오클라호마시티가 협상 상대로 떠오른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양 팀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예상대로 에네스 켄터를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로 활용했다. 여기에 덕 맥더멋,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며 출혈을 최소화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샘 프레스티 단장이 지난 7월 폴 조지 영입에 이어 또 한 번 ‘큰일’을 해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러셀 웨스트브룩-폴 조지-카멜로 앤써니로 이어지는 빅3를 구축한 만큼 오클라호마시티의 새 시즌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앤써니와 6년 만에 결별한 뉴욕의 미래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트레이드로 뉴욕은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뉴욕은 작년 여름 데릭 로즈, 조아킴 노아, 코트니 리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던 바 있다. 하지만 2016-17 시즌에도 31승 51패라는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며 사실상 리빌딩 모드로 전환했다. FA가 된 데릭 로즈를 붙잡지 않았으며 드래프트에서 프랭크 닐리키나를 지명하고 FA 시장에서는 젊은 공격형 가드 팀 하더웨이 주니어를 영입했다. 로스터가 이미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바뀌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앤써니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뉴욕도 앤써니도 모두 애매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앤써니가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면 어쨌든 성적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 다행히 앤써니는 트레이드 협상이 까다로웠던 휴스턴행을 포기했고, 뉴욕은 라이언 앤더슨과 같은 장기계약자를 로스터에 추가하는 일 없이 앤써니를 깔끔하게 떠나보낼 수 있었다.

*2017-18 시즌 뉴욕 닉스 예상 로스터*
PG: 프랭크 닐리키나(루키), 라몬 세션스(FA), 재럿 잭(FA)
SG: 팀 하더웨이 주니어(FA), 코트니 리, 론 베이커
SF: 마이클 비즐리(FA), 덕 맥더멋(트레이드), 랜스 토마스
PF: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 민다우가스 쿠즈민스카스
C: 조아킴 노아, 에네스 캔터(트레이드), 카일 오퀸, 윌리 에르난고메즈

 

리빌딩에 돌입한 뉴욕의 중심은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포르징기스는 루키 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신에 대한 뉴욕 팬들의 의구심을 없애 버렸다. 최근 열린 2017 유로바스켓에서도 포르징기스는 데이비스 베르탄스(샌안토니오)와 함께 라트비아 대표팀을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려놓았다. 221cm의 장신에 훌륭한 운동능력과 슈팅 능력을 겸비한 포르징기스는 건강하게 성장할 경우 향후 뉴욕의 에이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뉴욕은 포르징기스 외에도 프런트코트에 매력적인 유럽산 자원들이 많다. 이번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에네스 캔터(터키)와 지난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윌리 에르난고메즈(스페인), 민다우가스 쿠즈민스카스(리투아니아)도 모두 유럽에서 NBA로 건너온 젊은 빅맨들이다. 팀 내 최고참 빅맨인 조아킴 노아 역시 프랑스 출신이다.

특히 캔터의 활약이 중요하다. 캔터는 최근 세 시즌 동안 평균 14.1점 7.9리바운드 야투율 54.4%를 기록한 수준급 벤치 빅맨. 수비 문제를 안고 있으나 코트를 밟았을 때의 공격 효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뉴욕에서도 식스맨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한 켄터는 때로는 포르징기스와, 때로는 노아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여름 FA 선언이 가능하기에 동기 부여도 확실한 상태다. 켄터가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포르징기스와 노아가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할 경우 뉴욕의 프런트코트는 생각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백코트 중심의 농구를 추구하는 제프 호나섹 감독 밑에서 프랭키 닐리키나,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흥미로운 부분. 198cm의 장신 가드인 닐리키나는 수비, 슈팅에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백코트진의 핵심 드리블러는 애틀랜타에서 이미 좋은 공격력을 보인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닐리키나가 볼 소유 시간이 적어도 코트에서 기여할 수 있는 게 많은 유망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젊은 백코트진의 활약과 성장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카멜로 앤써니와 마침내 작별을 고한 뉴욕 닉스. 과연 뉴욕의 ‘포스트 멜로’ 시대는 어떻게 흘러갈까? 변화에 돌입한 뉴욕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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