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영현 기자] 프로 2년차를 맞이하는 삼성의 ‘루키’ 천기범(186cm)이 경험하고 부딪치며 성장해가고 있다.

서울 삼성 썬더스 천기범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 삼성생명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부산 케이티 소닉붐과의 경기에서 24분 54초 동안 4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예비군 훈련에 갔던 터라, 천기범이 많은 시간 코트를 누볐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삼성은 김태술과 주희정을 번갈아가며 포인트가드로 기용했지만, 주희정이 은퇴함에 따라 이제는 주전 김태술의 뒤를 받쳐줄 식스맨 가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때문에 삼성은 프로 2년차에 접어드는 루키 가드 천기범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천기범은 이날 연습경기에서 주로 돌파 후 패스를 봐주는 등의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돌파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내거나, 미드레인지에 있는 라틀리프의 득점을 돕는 모습도 나왔다.

그는 “초반에 (이)재도 형, (김)우람(이상 케이티)이 형이 공격적으로 수비해서 밀렸다. (김)태술이 형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랑 코치님들이 적극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셔서 그 뒤로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팀의 공격 1옵션인 라틀리프를 많이 봐주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긴 시간을 뛰진 않았지만, 라틀리프에게 자신 있게 앨리웁 패스를 띄워주는 등 팀 패턴을 소화한 바 있다.

그는 “한 시즌 같이 뛰면서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내가 돌파를 좋아하는 걸 아니까 맞춰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라틀리프가 팀의 공격 1옵션이다보니 더 찾게 되는 것 같다”며 “감독님이 미스해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적극적으로 주려고 한다”고 했다.

천기범은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김동욱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동욱이 형이랑 뛰면 진짜 편하다. 상황에 따라 도와주기도 하시고, 내가 해야 할 것까지 함께 해 주신다. 라틀리프나 (마키스) 커밍스랑 말이 가끔 안 통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도 동욱이 형이 한 번 더 지시하면서 정리를 해 주신다. 적극적으로 하라는 조언도 자주 듣는다”고 설명했다.

천기범은 이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만큼 팀을 아우르는 포인트가드로서 팀 전체를 안정적으로 리딩하고, 템포를 조절해주는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이에 경기를 마친 후 이규섭 코치에게 별도의 조언을 듣기도 했다.

그는 “내가 너무 못했다. 1번으로 뛰면서 패턴을 잘못 지시했고 움직임도 잘못 가져가는 등 1번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했다. 너무 급해서 우왕좌왕하고 당황했다. 가드의 본분을 잊어버리고 게임했던 것 같다. 나 때문에 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반성했다.

이렇듯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더 많은 루키 천기범. 부딪치고 깨지며 몸소 배워가는 중인 그가 새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삼성의 경기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사진 = 삼성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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