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오리온의 루키 김진유(188cm, G)가 프로에 와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건국대 출신 김진유는 2016 KBL(한국농구연맹)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지명 받았다. 대학 시절 줄곧 슈팅가드를 보며 돌파에 강점이 있었던 그는 프로에 와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6경기에서 8분 31초 동안 2.2점 1.5리바운드 0.7어시스트,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보다 긴 15분 23초간 3.8점 3.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상대 팀 1번 수비를 집중적으로 맡는 등 전략적인 자원으로 활용됐다. 그로서는 처음 해본 1번 포지션과 프로 무대에 적응기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Q 프로에 오기 전까지 포인트가드를 본 적이 없다고 들었어요.
A 상산초 때는 센터를 봤고, 중학교(상주중)에 올라가서는 2, 3번을 봤어요. 상산전자공업고 때는 신장이 큰 편에 속하다 보니까 1학년 때까지는 센터를 봤고, 2학년 때부터는 2, 3, 4번을 두루 보다가 3학년 때는 2, 3번을 봤어죠. 건국대 때도 주로 2, 3번을 봤고요. 프로에 와서 갑자기 1번으로 포지션이 바뀐 거라서 부족하지만 노력 중이에요.

Q 지난 시즌에 1번을 보면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아요.
A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없고, 앞도 잘 안 보였는데 코치님이랑 형들한테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임재현 코치님이 가드 출신이셔서 하나부터 열까지 과외 선생님처럼 다 가르쳐주셨어요. 경기 뛰는 도중에도 일어서서 ‘이 타이밍에 누구한테 패스해야 한다’는 식으로 알려주셨고요. 시간 날 때마다 계속 가르쳐주세요.

Q 리딩력을 갖춘 김동욱(삼성)과 함께 뛰면서 느낀 것도 많겠어요.
A 저도 (김)동욱이 형처럼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안 되더라고요.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물론 형이 타고난 것도 있지만, 중고등학교 때 노력도 많이 하셨을 거예요. 계속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타고난 게 없어서 힘들 순 있겠지만, 노력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1번 보는 게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지난 시즌에 1번을 처음 해본 거지만,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을 것 같아요.
A 저는 해서 안 될 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1번이 노력뿐만 아니라 약간의 타고나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기 조율도 해야 하고 시야도 넓어야 하고요. 그래도 노력하다 보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60~70%까지는 1번으로서의 모습이 갖춰지지 않을까 해요.

Q 추일승 감독이 가장 중요시한 건 어떤 점이었나요?
A 감독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건 디펜스였어요. 상대 팀 1번을 어떻게 수비하라는 식으로 요령을 말씀해주셨어요. 지난 시즌 같은 경우에는 제가 공격하지 않아도 팀에 공격할 형들이 많았잖아요. 저는 볼 운반, 디펜스만 잘해도 도움 됐으니까요.

Q 그럼 수비하기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였나요?
A (키퍼) 사익스(전 KGC인삼공사)요. 키는 저보다 작은데 빠르고 힘이랑 점프가 좋은 데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슛도 좋아져서 막기가 되게 어려웠어요. 슛을 막으려고 하면 돌파하더라고요. 팀 훈련 때 (오데리언) 바셋(전 오리온)을 상대로 연습하긴 했는데, 바셋은 슛이 없어서 약간 떨어지면 막을 만 했는데 사익스는 슛이 좋아져서 힘들었죠.

Q 플레이오프에서 뛴 것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 같아요.
A 정규리그보다 많이 긴장되더라고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선발로 나간 게 아니라 벤치에 있다가 나가서 조금(10분 26초) 뛰었는데, 2차전부터는 주전으로 뛴 거라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그렇게 큰 무대를 뛰어본 적이 없거든요. 긴장되긴 했는데, 어차피 제가 이겨내야 하는 거니까 최대한 극복하려고 했어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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